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27)에게 '3경기 출장 정기' 징계가 내려졌다. 2019년이 한 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손흥민은 불명예스럽게 2019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모든 일은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스타디움에서 2019~2020시즌 18라운드에서 일어났다. 영원한 라이벌 첼시와의 경기에서 토트넘은 0-2로 끌려가던 상황. 선발출전했던 손흥민은 볼 경합을 벌이다가 첼시의 수비소 안토니오 뤼디거(26)의 팔에 밀려 넘어졌다. 이후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누훈 채 발을 뻗어 뤼디거의 가슴 부위를 찼다. 뤼디거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안토니 테일러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을 거친 후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며 퇴장을 선언했다. 손흥민의 행동을 고의적인 보복 행위로 본 것. 손흥민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으며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손흥민이 퇴장당한 토트넘은 그대로 득점을 하지 못하고 첼시에 0-2로 패배했다.
영국 축구협회(FA)는 손흥민에게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로써 손흥민은 오는 2020년 1월 1일까지 브라이턴(26일), 노리치시티(29일), 사우샘프턴(내년 1월 2일)와의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은 올해에만 세 번째 퇴장을 당했다. 지난 5월(2018~2019) 본머스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선수를 거칠게 밀어 넘어뜨린 일로 퇴장당해 3경기 출전 정지를 당했다. 지난 4일에는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안드레 고메즈에게 태클을 하는 과정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했다. 태클을 당해 넘어진 고메스는 다른 토트넘 선수와 부딪혀 발목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에는 손흥민의 태클이 직접적인 고메스의 부상 사유가 아니라는 토트넘의 항소가 받아들여져 출전정지 징계가 철회됐다.
이번에도 토트넘은 징계가 과하다며 항의했지만 이번은 징계가 철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발길질이 발을 들어 올린 행동이 상대에게 충분히 위협이 됐고 또 고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 현지 언론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손흥민이 올 한 해에만 3번의 레드카드를 받았다. 지난 2010년 리 캐터몰(선덜랜드) 이후 10년 만에 나온 최악의 기록"이라고 혹평했다. 또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어리석은 행동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며 최저 평점인 1점을 줬다.
한편 이날 토트넘 팬들은 뤼디거를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해 물의를 빚었다. 뤼디거는 트위터를 통해 “축구장에서 또다시 인종차별 행위를 목격하게 돼 슬프다”는 글을 올렸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일부 토트넘 팬이 뤼디거를 향해 원숭이 소리를 내고 폭언을 했다. 토트넘은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팬을 찾아 입장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