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한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와 그 지지 세력이 시위 이틀만인 1일 밤 미 대사관 부근에서 철수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민병대원 및 시위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대사관 시설에 불을 지르고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대사관 안쪽으로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벽에 "미국에 죽음을", "대사관을 폐쇄하라" 등의 반미 구호를 적기도 했다.
시위대가 몰려들자 미군은 31일 밤과 1일 새벽에 걸쳐 아파치 헬기 2대를 동원해 야간에 시위대가 대사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명탄을 쏘며 경계 작전을 폈다. 1일 오후 시위대 규모가 커지고 영사 안내 창구가 불에 타자 경비를 담당하는 미 해병대가 최루탄을 발사했다. 이라크 군경도 배치돼 접근하는 시위대를 막았지만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이들은 미국 정부와 미군이 완전히 이라크에서 철수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이 최루탄과 조명 섬광탄에 아파치 헬기까지 동원해 해산을 시도하자, 이날 저녁 7시쯤 해산했다.
이번 시위는 미군이 지난달 29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의 기지 5곳을 폭격해 이 조직의 간부와 대원 25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치면서 촉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라크의) 우리 시설에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모두 이란이 책임져야 한다. 그들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이 말은 경고가 아니고 협박이다"라는 글을 적었다.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성명에서 “제82 공정사단 산하 신속대응부대(IRF) 소속 보병대대를 파견하기로 인가했다”며 “IRF와는 별개로 다른 병력도 수일 내에 파견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1차 파병 규모를 약 750명으로 밝혔다.
그는 “파병 결정은 미국 직원과 시설에 대한 위협이 커진 데 따른 적절한 조치며, 아울러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정부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대 4000명 규모의 공수부대원이 수일 내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