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대형마트를 찾았던 소비자들은 적잖이 당황하게 됐다. 1일부터 마트 자율포장대에서 포장용 테이프와 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대형마트들은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을 위해 자율협약을 환경부와 맺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 자율포장대에서 활용하는 플라스틱(테이프·포장끈·커팅기)은 연간 658t 규모다. 이에 환경부와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환경을 보호하자는 뜻을 함께했고 자율포장대 자체를 철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자율포장대를 유지하되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상자만 제공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했다.
하지만 종이박스만 놓여있는 자율포장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끈이나 테이프 없는 종이박스가 구매물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 1일 테이프나 끈 없이 제품을 종이박스만으로 포장하다가 상품이 쏟아지거나 귀가하는 차량에서 제품이 흩어져 낭패를 봤다는 경험담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여럿 올라와 소비자들의 혼란함을 짐작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대안으로 대용량 장바구니를 제작해 대여하거나 판매하면서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전국 140개 매장에서 장을 본 후 보증금 4,000원을 내면 장바구니를 이용할 수 있고, 반납 시 보증금도 돌려받는 대여 서비스를 전개한다.
돈을 내고 종량제 봉투를 사는 손님도 늘었다. 하지만 봉투가 비닐인 탓에 무거운 물건을 담기에는 불편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시민들은 불편을 토로하면서도 환경보호 취지에는 공감했다.
환경부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장바구니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정책이라고 설명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2016년 9월 제주도 중형 마트 6곳에서 자율포장대에서 종이 박스를 치우는 시범 사업을 진행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며 "초반에는 다소 반발이 있었지만, 지금은 장바구니 사용 문화가 자리 잡아 종이 박스를 찾는 사람이 사라졌다"고 했다.
환경부는 일평균 생활폐기물이 2014년 4만9915t에서 2017년 5만3490t으로 늘어났는데, 이 중 30% 정도가 포장재 폐기물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으로 1회용 포장재, 비닐봉지 등 사용량을 줄여 나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