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지하철 무임승차 인원이 1300만명 이상 증가했다. 무임승차는 서울교통공사 적자의 구조적인 원인이 되고 있어 중앙정부 지원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가 28일 배포한 ‘2019 수송인원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1~8호선 전체 무임수송 인원은 2억7400만명으로, 전체 승차인원의 15.5%를 차지했다. 운임으로 환산하면 3709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130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며 비율도 0.6%p 높아졌다.
특히 무임 승차 증가 인원 중 65세 이상 어르신이 1225만명(94.2%)을 차지하며 고령화가 영향을 줬을 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계속 늘어나는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공사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시철도법 개정 등을 요청하고 있으나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국철과 신분당선 등 민자사업 구간에서 발생하는 무임수송 손실은 정부가 보전해주고 있지만 지자체가 운영하는 구간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서울시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무임승차를 노인복지의 일환으로 보고, 중앙정부가 그 비용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역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 역은 2호선 강남역(일평균 14만1597명), 홍대입구역(12만9199명), 잠실역(11만8244명) 순이었다. 반대로 수송인원이 가장 적은 역은 9호선 둔촌오륜역(일평균 1529명), 2호선 도림천역(1979명), 신답역(2048명) 순이었다.
전년대비 수송인원에 큰 변화를 보인 역들도 눈에 띈다. 8호선 송파역이 전년 대비 일평균 승객이 6321명(73.0%) 증가해 1위를 차지했고 5호선 거여역(12.8%), 8호선 문정역(12.5%)이 뒤를 이었다. 모두 서울 동남권에 위치한 역들로, 떠오르는 역세권으로 불리는 곳들이다. 반면 4호선 남태령역(-42.6%), 5호선 올림픽공원역(-22.3%), 종합운동장역(-15.5%)은 승객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요일별로는 평일 중 금요일이 일평균 857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월요일이 803만명으로 가장 적었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평일 평균치(827만명)의 절반 수준(53.8%)인 445만명에 그쳤다. 시간대별로는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오후 6~8시가 전체 이용객의 약 3분의 1(32.4%)를 차지했고 심야 시간대인 24시~오전 1시(0.6%)가 가장 적었다.
호선별로는 일평균 222만명이 이용한 2호선이 전체 노선 수송량의 29.8%를 차지해 가장 많은 승객을 실어날랐다. 이는 2위인 7호선(일평균 104만명)의 두개를 넘는 수치다. 모든 호선에서 수송인원이 증가했으나 전년 대비 평균 1%대 증가율을 보인 타 노선과 달리 8호선은 4.1%로 주목할 만한 증가폭을 보였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예정된 5호선 연장구간인 하남선(강일~하남검단산)의 개통 준비에 만전을 기하면서 다양한 외부 행사에 대비한 특별수송 계획 수립, 자체 이벤트 등으로 지하철 이용승객을 꾸준히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