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수원과 의왕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3억원 이상 주택 거래 계약을 맺으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고,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 거래 계약을 하면 계획서 증빙서류도 내야 한다. 또한 최근 집값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군포, 시흥, 인천 등지에 대해선 자금조달계획서를 정밀 검증하고 부동산 법인에 대한 조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16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발의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됐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주택 취득 시 제출하는 자금조달계획서의 제출 대상지를 확대하면서 신고항목을 구체화하고,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에 대해선 증빙자료도 제출하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들 규제의 적용 대상은 13일 이후 체결된 주택 매매 계약이다.
우선 조정대상지역에서는 3억원 이상, 비(非)규제지역에선 6억원 이상의 주택 거래를 신고할 때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신설된다.
기존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매매할 자금조달계획서를 내도록 했으나 대상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25개구와 과천, 성남 분당, 광명, 하남, 대구 수성, 세종 등 31곳이다.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25개구를 비롯해 과천, 성남, 하남, 동탄2, 용신 수지·기흥 등지에다 최근 새로 편입된 수원 영통·권선·장안, 안양 만안, 의왕까지 포함해 총 44곳이다.
조정대상지역은 모두 투기과열지구로도 지정돼 있고, 투기과열지구는 대구 수성을 제외하고 모두 조정대상지역으로도 묶여 있다.
이에 따라 3억원 이상 주택 거래를 신고할 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지역이 시·군·구 기준으로 31곳(투기과열지구)에서 45곳(조정대상지역+대구 수성)으로 확대됐다.
이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거래하면 자금조달계획서의 작성 항목별로 예금잔액증명서, 소득금액증명원 등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첨부해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실거래 신고 시 자금조달계획서만 제출하고 사후적으로 의심 거래에는 소명자료도 내도록 했으나, 이런 방식으로는 비정상 자금조달 등 이상 거래에 대한 선제적인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
일례로 투기과열지구에서 10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하면서 예금 3억원, 주택담보대출 3억원, 부동산 처분대금 4억원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면 예금잔액증명서와 금융거래확인서, 부동산매매계약서 등 3개의 서류를 내면 된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시점에서 본인 소유 부동산의 매도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거나 금융기관 대출 신청이 이뤄지지 않는 등 증빙자료가 없다면, 그 내용을 계획서에는 기재하되 증빙자료는 추후 제출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 내 11억원의 주택을 사면서 예금 4억원, 주식 매각대금 1억원, 아버지 증여금 3억원 등 8억원을 확보해 놓았고 나머지 3억원은 잔금을 치를 때 주택담보대출 2억원과 회사지원금 1억원을 받아 내기로 했다고 하자.
우선 이미 확보한 8억원의 조달 사실을 증명할 예금잔액증명서와 주식거래내역서, 증여세 신고서 등 3개만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내고, 나머지 주담대와 회사지원금을 증빙할 금융거래확인서와 회사지원금대출확인서는 대출이 실행된 후 지자체나 국토부가 요구하면 따로 내면 된다.
증빙자료를 내지 않으면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된다.
자금조달계획서 신고항목은 더욱 구체화된다.
증여나 상속을 받은 경우 기존에는 단순히 증여·상속액만 기재하게 했으나 바뀌는 계획서는 증여나 상속을 받았다면 부부나 직계존비속 등 누구로부터 받았는지도 상세히 밝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