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예정대로 2020 도쿄 올릭픽 강행의지를 보이며 오는 6월 말까지 선수 선발 '데드 라인'까지 지정하자 각국 체육계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IOC는 17일 집행위원회 및 33개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들과의 코로나19 관련 화상회의를 열고 난 뒤 성명을 통해 “2020 도쿄 올림픽 개막까지는 아직 4개월 이상이 남아 있다. 현 상태에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현재까지 선수들 중 57%만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며, 6월 말까지 선수 선발이 완료되면 올림픽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IOC의 발표에 대해 세계 각국 스포츠인들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연기를 거듭하는 올림픽 예선의 진행과 책임을 종목별 국제단체와 선수들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운영이라는 것이다.
캐나다 아이스하키의 영웅이자 현직 IOC 위원인 헤일리 위켄하이저는 1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지금의 위기(코로나19 확산)는 올림픽보다 더 중대한 사안이다. 앞으로 3개월은커녕 24시간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알 수 없다. IOC의 올림픽 강행 의사는 몰이해와 무책임”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5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는 한국의 사격스타 진종오(41·서울시청) 역시 비난의 목소리를 높혔다.
그는 “(일본과 IOC의) 의사 결정 과정이 선수들의 건강 문제나 훈련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적응을 위한 테스트 이벤트가 열릴지 불확실한 것과 국내 선발전이 연기된 상황도 올림픽 준비의 걸림돌이다.
진종오는 “올림픽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 올림픽 개최가 임박해 출전이 확정될 경우 ‘벼락치기’를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제대로 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현 상황에서 올림픽이 치러질 경우의 구체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일본에 입국하면 올림피안들도 2주간 자가 격리를 할 것인지, 올림픽 기간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누가 책임질 것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결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