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타결'되어 서명만 남겨둔 줄 알았던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의 추가 부담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코 끝나지 않았다며 공정한 합의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한미 양국의 협상이 잠정타결됐다는 일부 관측을 부인하고 '공정과 상호 이익'을 명분으로 앞세워 한국의 추가 부담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협상이 양국 협상 대표단 뿐만 아니라 양국 장관, 청와대와 백악관 차원에서도 이뤄지는 상황임을 시사했다.
쿠퍼 차관보는 이날 언론과의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나는 협상이 계속돼 왔고, 절대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것은 우리가 있는 지점이 4월 초에 초점이 있었지만 협상은 조건 기반이라는 점"이라며 "그 의도는 동맹이 굳건해지고 서로에게 상호 유익한 자리에 있음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상호 유익하고 공정한 합의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뒤 "그러나 지금 당장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여전히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가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힌 후 1일 타결 발표를 할 수 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지만, 이후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협상이 계속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방위비 협상 대표단 간에는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협상 결과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사령관이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핵심 사항에도 의견을 일치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 정부가 '잠정 타결'됐다는 분위기를 조성한 데 대해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는 와중에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이 같은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