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WHO가 중국에 매우 편향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WHO에 쓰이는 돈을 보류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의 중국 입국 금지 조치 당시 WHO가 이를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그들은 항상 중국 편에 서 있다”고 비난했다. 또 WHO가 중국의 코로나19 발병 상황 등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는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금액의 돈을 받는다. 우리가 내는 돈이 그들에게 가장 비중이 크다”고 언급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위해 돈을 내고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며 “WHO에 쓰이는 돈을 보류할 것이다. 아주 강력하게 보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냐는 추가 질의에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들여다본다는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AFP통신은 WHO의 가장 큰 자금원이 미국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규모의 자금을 언제 보류할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WHO가 다 망쳤다”며 “WHO는 미국한테 주로 돈을 지원받지만 아주 중국 중심적”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다행히 나는 우리의 국경을 조기에 중국에 개방하는 것에 대한 그들의 조언을 거부했다”며 “왜 그들은 우리에게 그런 잘못된 권고를 했을까”라고 덧붙였다.
WHO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최초로 발병한 이후 줄곧 중국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권고하지 않았고, 중국의 코로나19 통계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에도 WHO는 중국의 조치를 옹호해왔다.
또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급격히 퍼지는 데도 중국에서 신규 감염이 감소한다는 이유로 팬데믹'(Pandemicㆍ세계적 대유행)’ 명명을 주저하다 지난달 11일에서야 선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