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인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4월 수출이 급감하면서 무역수지가 99개월만에 적자 전환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4월 수출액이 369억2000만달러(약 45조원·통관기준 잠정치)로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했다. 수입액도 378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5.9% 줄었다.
수출 감소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됐던 지난 1월에 -6.6%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2월 3.8%, 3월 -0.7%라는 비교적 적은 감소율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4월부터 코로나19가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가며 이들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수출도 격감했다.
4월 하루 평균 수출액은 16억7800만달러로 전년대비 17.4% 줄었다. 조업일수가 2일 줄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역대급 감소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글로벌 수입 수요 급감, 조업일 부족, 기저효과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는 금융위기, 바이러스 위기, 저유가 위기를 모두 아우르는 3중 충격으로 작용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수출액 감소 폭이 수입액 감소 폭을 크게 웃돌며 98개월 동안 이어진 흑자 행진도 멈춰 섰다.
4월 9억50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건 2012년 1월 23억달러 적자 이후 99개월(8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제 타격으로 우리 제품의 수요가 격감한 반면 우리 제조업 생산은 큰 차질이 없어 외국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적자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신호는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진단키트 등 한국산 방역제품을 선호하면서 바이오헬스 분야 수출은 29.0%로 호조세를 띄었고, 서버수요도 늘어나면서 컴퓨터 수출은 99.3% 급증했다. 일평균 수출물량 기준으론 석유제품(6.7%), 바이오헬스(36.4%), 전기차(73.4%), 화장품(15.7%)도 증가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