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황금연휴 기간동안 서울 유흥시설이나 그 주변을 방문한 서울지역 교직원과 원어민 교사가 158명 이상으로 조사됐다. 등교 개학이 다가오는데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학부모들 사이에서 개학을 더 미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서울시교육청은 전날까지 교직원들로부터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 사이 이태원과 논현동, 신촌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방문한 교직원은 원어민교사 53명을 비롯해 총 158명이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자진신고 대상은 '이태원 클럽이나 논현동 수면방, 신촌의 감성주점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유흥시설이나 지역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 사이 방문한 경우'였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고를 받았기 때문에 교사뿐 아니라 교육공무원이나 자원봉사자 등도 포함됐다.
158명 가운데 유흥시설을 찾았다는 경우는 14명이었고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을 방문했다는 경우는 144명이었다.
교육청은 자진신고자 중 79명이 검사를 받았고, 유흥시설 방문자 14명을 포함한 46명이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33명은 현재 검사를 진행 중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흥시설이 아닌 확진자 발생지역을 방문한 경우 보건당국에서 검사 여부를 결정한다”며 “이태원·신촌 방문자 중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2주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자진신고 한 교직원의 신분에 대해서는 비밀을 보장하지만, 자진신고 기간에 해당지역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가 문제가 생길 경우 인사 조치와 구상권 청구 등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태원·홍대 방문자에 교직원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학생·학부모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고3 아들을 키우는 김모(50·서울 영등포구)씨는 “오늘 예정대로 개학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아이 대입이 걱정이긴 하지만, 이태원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등교를 무기한으로 연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