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음주운전 삼진 아웃'으로 선수 생명 위기에 놓였던 강정호의 징계가 자격 정지 1년으로 결정되며, 한국 프로야구(KBO) 리그로의 복귀길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총재 정운찬)는 25일 야구회관 컨퍼런스룸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정호(히어로즈 임의탈퇴선수)에 대해 심의한 결과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최대 3년까지 예상되던 징계기간이 1년으로 결정되면서 강정호는 빠르면 2021 시즌 중반에 그라운드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2009년과 2011년, 그리고 2016년 세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에 적발된 강정호는 지금까지 KBO리그 구단이 아닌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4월 강정호가 KBO리그 복귀를 위해 임의탈퇴 해제와 함께 상벌위 개최를 요청했다. 결국 25일 열린 상벌위에서 강정호는 유기실격 1년이라는 결과를 받아냈다.
이번 강정호에 대한 상벌위의 핵심은 역시 징계기간이었다. KBO는 지난 2018년 음주운전에 3회 적발된 선수에게 3년 이상의 유기실격을 내린다는 규약을 만들었다.
하지만 강정호의 음주운전이 적발된 것은 KBO가 삼진아웃제도를 도입하기 전인 2016년임으로 2018년에 만든 규약을 강정호에게 소급 적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삼진아웃 제도를 강정호에게 얼마나 적용할지에 대한 KBO의 유권해석이 필요했다.
3시간에 걸친 긴 회의 끝에 KBO는 강정호에게 1년의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강정호는 원소속구단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 후 구단이 임의탈퇴 해지를 요청하고 강정호를 선수등록하면 징계를 시작할 수 있다.
강정호는 빠르면 2021 시즌 중 복귀도 가능하다. 물론 이를 위해선 강정호에 대한 보유권을 가진 키움 구단과 하루 빨리 계약하고 선수등록을 통해 징계를 시작해야 하지만, 임의탈퇴 해지신청부터 상벌위 개최까지 독자적으로 추진한 강정호가 히어로즈 구단과 얼마나 빨리 계약에 합의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더불어 강정호의 복귀를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싸늘한 시선까지 겹쳐 강정호의 복귀는 아직 갈길이 멀다.
한편, 강정호는 징계 결정 직휘 소속사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야구팬들의 마음을 돌려보려 노력 중이다.
사과문에서 강정호는 “죽는 날까지 후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면서도 “야구가 저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던 삶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이제야 느끼고 있다. 이런 말씀 드릴 자격이 없는 걸 알지만 야구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고 싶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