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발굴돼 미국 하와이로 옮겨진 6·25 전쟁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 147구가 휴전 67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다. 역대 최대 규모의 유해 송환이다.
국방부는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에 있는 6·25 전쟁 영웅 유해를 24일 봉환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한국은 전날(23일) 한국군으로 확인된 국군 유해를 최고의 예우를 갖춰 한국으로 보내는 송환식을 하와이에서 열었다.
한국에서 국방부 박재민 차관과 허욱구 유해발굴감식단장, 신상범 6·25전쟁 70주년 사업단장, 김준구 주 호놀룰루 총영사가, 미국에서는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과 다리우스 버나지 DPAA 부국장, 그리고 마크 질렛 UN사 참모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추념사에 이어 한국, 미국, 유엔사가 각각 유해 인계에 동의하는 서명식을 거쳐 유해가 담긴 관을 한국 측에 전달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이후 147구의 유해 상자는 한국 유해발굴감식단의 손에 전달돼 비행장에 대기 중이던 공군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으로 이동했다. 유해를 실은 항공기는 이날 오후 4시 50분께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고국으로 돌아오는 147명 국군 유해 가운데 77명은 지난 2018년 북한이 55개의 상자로 미국에 송환한 유해 중 이번에 국군으로 확인된 분들이다. 또한 70명의 유해는 지난 1990년 북한이 미국에 송환한 유해 중 국군으로 확인됐다.
미 전쟁 포로 실종자 확인국은 "그동안 기술 발전으로 유해의 주인이 한국군 147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추념사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해를 한국으로 모셔와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미국에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신원이 확인된 7구는 유가족 품에 돌아가 감동을 더한다"고 말했다.
송환식에 참석한 데이비슨 미 인도 태평양 사령관은 "한미동맹은 전례없는 상호 신뢰와 가치, 우정에 기반한 굳건한 동맹"이라며 "한반도에 주둔한 한국군과 미군은 마지막 숨결을 조국에 바친 호국 영웅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고국으로 돌아오는 147분의 유해 중 7명은 누구인지도 밝혀졌고, 한국의 일곱 가족도 확인됐다.
그러나 140명 국군 유해는 아직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고국으로 유해로 돌아오는 140명 국군이 누군지 확인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이제 우리에게 지워진 셈이다.
앞서 미국은 2012년 12구, 2016년 15구, 2018년 65구 등 3차례에 걸쳐 92구의 국군 전사자 유해를 한국으로 인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