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 해안에 좌초한 일본 화물선에 남아있던 기름 연료를 대부분 제거했다고 모리셔스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말했다. 이에 따라 사고 선박이 파손되며 발생할 추가적인 환경 파괴는 상당 부분 막을 수 있게 됐다.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이날 "저장고에서 모든 연료를 펌프작업으로 빼냈다"면서 다만 100t가량은 아직 선체 다른 곳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25일 좌초한 일본 해운회사 상선 미쓰이가 대여해 운영하는 화물선 엠브이(MV) 와카시오호가 모리셔스 남동쪽 산호초 바다에 좌초했다. 지난 6일부터는 화물선 연료 탱크에서 기름 1천t가량이 유출되며 인근 산호초, 맹그로브숲, 습지 보호지구로 흘러들었다.
여기에 더해 높은 풍랑에 선체가 깨지며 배에 균열이 커졌고, 자칫 배가 두 동강이 나면서 배 안에 남아있는 기름 4천t이 유출될 상황까지 갔다.
이 때문에 모리셔스 정부는 선박 좌초 사고가 난 뒤 즉각 배에 있던 연료를 빼내는 조처를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다행히 남은 연료는 대부분 제거되며 이같은 우려에서 한 시름 놓게 됐지만, 이미 흘러나온 기름으로 인한 환경 파괴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자원봉사자들이 수작업으로 기름을 걷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상선미쓰이가 11일 기준으로 밝힌 기름 제거 양은 약 460t으로 유출된 기름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사고 선박 당국인 일본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국제 사회에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일본 외무성은 자국 화물선이 모리셔스 해안에 좌초된 뒤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6명으로 구성된 '국제긴급원조대'를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모리셔스 정부의 방제 작업에 조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움직임은 지원 규모와 형태로 볼 때 수습이 아닌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주그노트 총리도 사고가 난 배를 소유한 일본 나가사키기선에 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국제 조약상 배상 책임은 선주인 나가사키기선에 있다. 나가사키기선은 기름 유출로 인한 피해 배상액으로 최대 10억 달러(1조1845억원)까지 지급하는 보험에 가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