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 해안에서 좌초되며 막대한 기름유출 피해를 유발한 일본 화물선 ‘MV와카시오’호의 뱃머리가 결국 수장됐다. 모리셔스 정부가 추가 환경 오염과 해상 교통 방해를 막기 위해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사고 수습 마무리에 나선 것이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5일 “모리셔스 정부에 따르면 예인선으로 좌초된 와카시오호의 잔해를 침몰시켰다”며 “앞으로 선체 후방 인양 작업과 선체에 묻은 기름 제거 작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모리셔스 정부는 선체 앞부분을 두 척의 예인선이 약 15㎞ 떨어진 공해로 끌고가 구멍을 뚫어 수심 3200m 바닷속에 가라앉힌 것으로 알려졌다. 좌초된 지 한 달, 기름이 유출된 지 3주 만에 표면적으로는 수습이 마무리된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모리셔스 당국은 '추가 오염과 해상 교통 방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프랑스 전문가를 포함해 여러 그룹으로부터 선박 침몰 방법과 위치에 대한 조언을 받아'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세계 환경단체들은 해양생태계를 지키기보다 가장 저렴하고 빠른 방법을 실행한 '최악의 선택'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환경 단체 그린피스는 성명을 통해 “배를 침몰시키면 생물 다양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며 “또 엄청난 양의 중금속이 해양으로 번져 오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고 화물선 와카시오호의 선주인 나가시키키센(長鋪汽船)은 이날 오전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으며, 선박 선장과 다른 선원은 해양 오염 행위로 체포됐다.
선주 측은 “기름 유출 사건으로 피해를 본 모리셔스 주민을 포함한 모든 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승조원과 가족에 대해서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와카시오호는 지난달 25일 모리셔스 남동쪽 산호초 바다에서 좌초했으며, 이후 화물선 연료 탱크에서 1천t가량의 기름이 유출돼 인근 산호와 물고기 등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리셔스는 국가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에 나섰지만, 복원에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에 따른 피해 규모가 더욱 커져 관광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모리셔스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