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 문제로 사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후임 총리가 14일 사실상 결정된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이날 오후 도쿄도(東京都) 소재 호텔에서 중·참의원 양원 총회를 열어 차기 총재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당선된 인물이 16일 차기 총리로 선출된다.
총재 선거에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 3명이 출마했다.
투표권은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94명과 자민당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연합회 대표 141명에게 주어지며 합계 535표가 차기 총재를 결정한다.
일본 언론은 사실상 스가 관방장관이 당선될 것이라고 봤다. 자민당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이 이미 스가를 지지하겠다고 밝혔고, 그가 전체 표의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민당이 의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만큼 오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열리는 총리지명 선거에서도 스가 장관의 당선이 유력하다.
한편, 스가 장관은 총리가 될 경우 아베 정권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징용 판결을 둘러싼 시각 차이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으로 악화한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스가는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한일 관계의 기본이라며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이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이라는 기존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며 앞으로도 한일 양국의 의견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다.
스가의 총리 취임을 계기로 한일 정상 간의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주목되기는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급한 상황이라서 당장 본격적인 협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