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서비스 후진 지역이었던 대전의 의료시설이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 종합병원들이 앞다퉈 병원을 신축하고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계획의 영향으로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대전은 수도권과 가까운 탓에 그동안 수술이나 정밀검진을 위해 환자들이 서울로 올라갔던 것이 사실이다. 또 의료진도 이름이 조금 알려지면 서울로 스카우트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제 지역 종합병원들은 상호 경쟁에서 한 걸음 나아가 환자를 더 이상 수도권에 빼앗기지 않겠다며 수도권 병원들과도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기세다.
첫 신호탄은 을지대학병원(둔산)의 개원. 다음달 중 진료를 개시할 이 병원은 중부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대전의 신도심인 서구 둔산동에 지하 3층, 지상 16층 규모로 신축됐으며 1,053병상을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을지대학병원은 암환자의 치료를 위해 300억원을 들여 암센터를 설립, 수도권 이외 지역에선 최초로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기)-CT(컴퓨터단층촬영장치)를 갖출 예정이다. PET-CT는 자기공명촬영장치(MRI)와 CT보다 진단 능력이 뛰어나 질병의 조기 진단은 물론 암세포가 어느 부위까지 퍼졌는지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방사선 암치료를 위한 ‘선형가속기’와 ‘세기조절 및 고선량 근접 방사선치료 시스템’도 설치된다.
이에 질세라 충남대학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립암센터(150병상)를 유치, 2006년까지 35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신축키로 했다. 입지는 현 충남대병원(대전 중구 문화동)과 유성구 노은동 대전월드컵경기장 옆 충남대 소유 부지 중 1곳이 될 전망이다. 이준규 충남대병원장은 “국립암센터가 개원하면 서울에 가지 않고도 대전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암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방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대전대 한방병원은 6월 말 둔산한방병원을 개원한다. 지하 3층, 지상 7층에 98병상 규모. 병동과 더불어 교육연구동을 건립, 한의학과 연구 및 실습과 보건스포츠대학원 수업을 이곳에서 실시하게 된다. 대전대한방병원측은 “현재의 중구 대흥동 병원(150병상)은 동ㆍ중구 등 구도심을, 둔산병원은 서ㆍ유성구 등 신도심을 맡아 한층 높아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선병원은 휴원 중인 유성선병원의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유성선병원은 인구가 팽창 중인 노은택지지구의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행정수도 후보지인 충남 공주시와 연기군의 길목에 위치, 증축 규모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병원은 지난해 수도권의 유명 전문의 10여명을 영입, 척추ㆍ관절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한편 건양대학병원은 병원 옆 옛 만수원 부지를 매입, 상반기 중 10층 규모의 보건의료학관을 착공한다. 내년 9월 의학과 간호학과 병원관리학과 작업치료학과 등 보건의료계열이 논산 본교에서 이전해오면 명실상부한 제2 캠퍼스로 탈바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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