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응시대상 의대생의 86%가 미응시한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의사 국시)이 전날(10일) 끝났다. 이로써 내년에는 2천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않아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의사 국시는 응시대상자 3천172명 중 446명(14.1%)만이 응시했다. 나머지 86%는 내년 1월 7~8일 시행되는 필기시험을 치러 의사면허를 획득하더라도 내년 실기시험을 치러야지만 의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즉, 내년 배출돼야 했던 2천700여 명의 신규 의사가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수련병원에서 인턴 의사를 모집 못 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공중보건의(공보의)나 군의관 등도 부족해질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정부가 실기시험 재응시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달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된 국시 문제로 인해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당장 의료현장의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고 국민들 염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부가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요 대학병원장 등 병원계도 코로나19 상황 속 의사 인력 대부분이 배출되지 못하면 의료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된다며 정부의 결단을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이들이 국시 실기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방도는 없어 보인다. 정부는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있어 추가 기회를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보건 의료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시를 거부했다. 정부는 애초 9월 1일 시작 예정이었던 실기시험을 9월 8일로 일주일 연기했고, 재신청 기한 역시 두 차례 연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의협과 정부, 여당이 해당 정책들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후에도 국시 접수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