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 이상 나오고 있는 미국에서 다시금 마트 상품 진열대가 비어가고 있다. 무서운 코로나19 확산세에 통행 금지와 폐쇄 조치가 이어지며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일어나고 있는 것.
지난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 통행 금지와 폐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불안한 소비자들이 생필품 구매에 달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확인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만7천여명으로 미국 내 누적 확진자 수는 120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 내에서 코로나19는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규모는 전 세계 누적 확진자(5789만8000여 명)의 20.8%에 달한다. 미국에선 올해 초 첫 확진자가 나왔던 1월 20일 이후 100만 명(4월 28일)을 넘길 때까지 석 달(98일) 걸렸다. 그런데 가을 들어서는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젠 일주일도 안 돼 100만 명씩 늘고 있다.
폭발적 확산에 주정부가 시민들의 바깥출입을 막는 강제적 조치를 내놨다. 캘리포니아주는 21일 밤 10시부터 야간 통행금지에 돌입했다. 주 내 대부분 지역을 대상으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필수 업무 종사자가 아닌 이들은 집 밖으로 외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음식점도 이 시간대에 문을 닫아야 한다. 오하이오주도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주 전역에서 통행금지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야간 통금 확산은 미국 곳곳에서 생필품 ‘패닉 바잉(panic buying, 공황구매)’을 불렀다.
로이터 통신은 “캘리포니아에서 뉴욕에 이르는 곳곳에서 통행금지와 폐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불안한 소비자들이 생필품 구매에 달려들어 화장실 휴지 판매대가 비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체인에선 화장지, 청소용품, 소독제 등이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가고 있다. 식당 안에서 식사를 금지하도록 한 워싱턴주 밴쿠버에선 화장지, 장갑, 페이퍼 타월은 물론 스팸까지 동이 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베이컨도 없고 휴지도 없다. 코로나 확산에 패닉 바잉이 돌아왔다’는 기사에서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식품, 휴지 사재기를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도 패닉 바잉 현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 식품의약국(FDA)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투약했던 치료제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 리제네론의 단일 클론 항체치료제인 ‘REGN-COV2’가 승인을 받았다.
FDA는 12세 이상의 경증 또는 중간 정도의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확진자(65세 이상 고위험군 포함) 치료에 긴급 사용을 허가했다. FDA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에서 이 약물을 투여한 환자들은 위약(플라세보)을 투약한 대조군과 비교해 투약 시작 28일 이내에 코로나19 증상으로 입원하거나 응급실에 가는 비율이 줄었다.
이 치료제는 지난달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사용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치료법을 ‘신의 축복’이라고 했다. 미국 내 코로나19의 확산 고비는 추수감사절(26일)이 될 전망이다. 많은 이가 가족, 친지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을 맞은 유럽 각국에서도 외출금지 조치를 확대하고 있지만 확산세를 막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21일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프랑스 210만9170명, 스페인 155만6730명, 영국 147만3508명, 이탈리아 134만576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