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첫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조작' 주장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후 폭스뉴스 전화 인터뷰에 약 24분간 응했다. 이날 인터뷰는 2016년 대선부터 자신을 강력히 지지해준 극우 논객 러시 림보의 사망을 추모하는 내용이는데, 이 와중에도 대선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빠뜨리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직후 림보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러시는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여담이지만 나 역시 그렇다. 우리가 크게 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일 밤 미국은 제 3세계 같았다"며 "러시는 그날 밤 10시에 승패가 결정났다고 생각했다. 다른 많은 이들도 그렇게 생각했고 많은 전문가들도 그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일어난 일은 수치스러운 것이고 대선일 밤에 우리는 제3세계 같았다"면서 "이 나라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사람들이 몹시 화가 났다"고도 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를 겨냥한 불만도 쏟아냈다. 그는 "이런 일이 민주당에서 일어났으면 사방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공화당 시스템의 어떤 단계에서 (그와 같은) 동일한 지지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스뉴스 출연은 림보 추모를 넘어 폭스뉴스를 보는 보수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건재를 확인시키는 한편 보수의 대표 논객으로 꼽혀온 림보가 자신을 강력하게 지지해온 사실을 상기시키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비록 각종 현안 관련 질문에 두루 답하는 '작심 인터뷰' 형식은 아니었지만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보수 매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환기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상원의 탄핵심판 무죄판결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그는 13일 무죄판결 직후 탄핵심판을 '미 역사상 최악의 마녀사냥'으로 비난하는 성명을 즉각 낸 데 이어 16일에는 매코널 공화당 대표를 맹공하는 성명도 냈다.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친(親)트럼프' 후보를 밀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공화당 내에서 영향력을 드러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