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 박탈과 일반고 전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훈 부장판사)는 18일 배재고의 학교법인 배재학당과 세화고의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세화·배재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다.
재판부는 "피고의 배재학당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 일주·세화학원에 대한 지정 취소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단했다. 교육청의 배재학당과 일주·세화학원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배재·세화고 측은 그동안 법정에서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 변경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고, 평가 항목 기준이 자의적이고 모호해 지정 취소 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교육청은 평가 항목과 변경 기준은 심사숙고돼 충분한 고지를 거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본안 소송에 앞서 이들 8개 학교가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은 모두 받아들여졌다.
김재윤 세화고 교장은 선고 후 "이 같은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했다"며 "학교는 괘념하지 않고 본연의 교육활동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진영 배재고 교장도 "배재고와 세화고가 자사고 지위를 되찾게 된 점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자사고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을 계속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19년 7월 서울시교육청이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서울 자사고를 운영성과 평가점수 미달을 이유로 지정 취소를 결정하고 교육부가 이를 승인했다.
이들 각 자사고는 교육 당국의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효력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일단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 채 신입생을 선발해 왔다.
이번 판결에 앞서 부산 해운대고는 지난해 12월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부산시교육청의 자사고 취소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