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家) 장남인 조현식(51) 한국앤컴퍼니(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새 이름) 대표이사가 "경영권 분쟁 고리를 끊겠다"며 사임 의사를 내비쳤다. 동생 조현범 사장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24일 주주서한을 통해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일련의 문제들로 창업주 후손이자 회사의 대주주들이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쳤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일사불란하고 기민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책임경영에 더욱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응하는 길”이라며 “이로써 경영권 분쟁 논란도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앤컴퍼니는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돼 왔다. 경영권을 두고 '형제의 난'이 발생한 건 지난해 6월이었다. 창업주인 조양래(85) 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이 보유한 지분 23.59%를 모두 넘기면서 차남이 지주사 최대 주주(43.90%)에 올라선 데서 시작됐다.
장녀 조희경(55)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그해 7월 부친의 결정에 반발해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데 이어, 조 대표도 당시 한정 후견 개시 심판 청구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극대화됐다. 조현식 대표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19.32%다.
조 대표의 사임으로 조현범 사장으로 굳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조 대표가 부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어 추후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이 진행 중인 점도 변수다. 법원에서 한정후견을 받아들인다면 조 사장이 아버지인 조 회장으로부터 확보한 지분을 무효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다시 점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