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모더나사가 7월 백신 공급을 늦춘 데 이어 8월 물량을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고 통보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이 밀렸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9일 “최근 모더나 측에서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의 여파로 8월 계획된 공급 물량인 850만 회분보다 절반 이하인 백신 물량이 공급될 예정임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와 모더나가 계약한 물량은 올해 물량은 4000만회분(2회 접종 2000만명분)이다. 이 가운데 상반기 11만2000회분에 이어 7월 104만회분, 이달 7일 130만3000회분 등 하반기 234만3000회분까지 총 245만5000회분이 들어왔다.
특히 모더나는 7월에도 '생상 차질 문제'로 7월 말 물량 공급 시기를 8월로 늦췄다. 이달 7일 들어온 130만3000회분은 7월 공급 지연 물량인 196만회분 중 일부다.
이런 상황에서 모더나 측이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라며 공급 차질을 예고했다. 따라서 7월 공급 지연 물량과 8월로 예정됐던 850만회분 등 약 915만8000회분 도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권덕철 범정부 백신도입TF(태스크포스) 팀장(보건복지부 장관) "범정부 백신도입TF 팀장으로서 모더나사(社)의 백신 공급 차질로 인하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부는 모더나 측에 공식 대표단을 파견해 강력한 유감 표명과 조속한 백신 공급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한 이달 중순 이후 진행될 2차 접종부터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접종 간격을 기존 4주에서 6주로 조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접종을 시작해 8월 2차 접종이 예정된 55~59세 포함 50대 약 194만7000명과 사업장 자체 접종 18만4000명, 지방자치단체 자율접종 2회차 41만명은 9월5일 이후로 2주씩 2차 접종일이 미뤄진다. 28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지역아동센터·다함께 돌봄센터 등 직원 2만4000명 2차 접종도 9월5일 이후로 바뀐다.
2차 접종이 9월로 예정된 대상자들의 경우 접종 간격을 6주 간격으로 조정하되, 최종 접종 간격은 9월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다시 조정하기로 했다. 9월에도 여기에는 9월 2차 접종이 예정된 50대 495만9000여명과 사업장 자체접종 13만3000명, 지자체 자율접종 2회차 24만명뿐만 아니라 18~49세와 필수인력 등 지자체 자율접종 3회차, 발달장애인·직업재활시설 이용자 등이 해당한다.
다만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고교 교직원, 기타 대입 수험생은 수능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기존 접종 간격을 유지한다. 입영 장병 역시 입대 일자를 고려해 기존 간격을 유지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등 교직원은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최대한 빨리 접종할 수 있도록 5주 간격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50대 연령층(1962∼1971년생) 1차 접종도 예약 일정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차질 없이 진행한다. 18~49세 연령층 예약도 오늘(9일) 20시부터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백신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제적인 백신 협력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총동원하고 있으며, 모더나 백신과 그 외 백신별 세부적인 공급 일정을 구체화하고 제약사와 협의해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더나의 공급 차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모더나는 지난 7월에 공급하기로 한 백신 일부 물량도 8월로 연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8월까지 국내 도입 목표인 전체 백신 물량은 지난 6일까지만 해도 2225만 회분이었으나 이날 2120만 회분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