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으로의 도약으로 관심을 모았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아쉽게 실패했다. 그러나 발사 과정에서 주요 단계를 모두 이행한 만큼 핵심 기술 확보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오후 5시 정각에 발사된 누리호의 최종 성공 여부에 대해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되어 위성모사체가 고도 700km의 목표에는 도달했으나 7.5km/s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궤도 안착 실패는 3단 엔진 조기 종료 때문이다. 누리호는 발사 2분 7초에 1단 분리, 3분 53초에 페어링 분리, 4분 34초에 2단 분리에 이어 위성모사체 분리까지는 정상적으로 성공했지만 마지막 단계인 모사체를 분리해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는 못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1단, 2단, 3단 분리 등 어려운 기술들은 다 잘 됐는데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지 못한건 아쉽다"면서도 "오늘 발사는 아쉬움을 남겼으나 국내 독자개발 발사체의 첫 비행시험으로 주요 발사 단계를 모두 이행했다"며 "핵심기술을 확보했음을 확인하는 의미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1단과 2단, 페어링, 2단과 3단의 성공적 분리와 점화를 통해 단분리 기술을 확보한 점은 소기의 성과"라며 "이는 국내에 상당 수준의 발사체 기술력이 축적되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누리호는 2022년 5월 2차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과기정통부는 항우연 연구진과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사조사 위원회'를 즉시 구성해 3단 엔진 조기 종료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2차 발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임 장관은 "내년 5월까지 보완하면 성공이 가능할 것 같다"며 "한 걸음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주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주산업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라며 "미국의 나사와 같은 전문성과 연속성을 가진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