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차 유엔총회에서 북한과 이스라엘이 '인권'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3일 미국의 소리(VOA)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북한과 이스라엘이 북한의 코로나 통제문제를 놓고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별정치와 탈식민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4위원회에서 이어지고 있는 두나라간 신경전은 북한이 먼저 시작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지난달 27일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거론하면서 “북한 대표단은 팔레스타인과 아랍의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다”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모든 군사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주민을 차별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의 인권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유엔 이스라엘 대표가 발끈하며 맞받아쳤다. 이스라엘 대표는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대표는 뻔뻔하게도 인권이라는 말을 써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고통 받는 자국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봉쇄하는 국가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며 “북한 대표가 자기 나라에 관심을 집중하기를 제안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고통받는 자국민에게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제공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나라가 그런 주장을 편다면서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주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는 북한은 자국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정권의 인권유린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북한 대표부 김인철 서기관이 1일 속개된 회의에서 “최근 거의 모든 국가에서 국가 일부 또는 전체를 봉쇄하는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전적으로 내정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며 “이스라엘 상황은 어떻게 되느냐”고 반박했다.
북한의 반발은 국제 사회가 엄격한 코로나 대응 조치를 비판하면서 나왔다.
미국은 지난달 22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 대해 “전면적 국경 폐쇄, 국내 여행 제한,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 수입제한 등 조치로 북한 내 인권 유린 상황이 더욱 악화된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날 출석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이 이동을 제한하고 국경을 폐쇄하면서 주민들이 식량을 포함한 기본 생필품을 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