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8년 가까이 동결했던 아메리카노 가격을 오는 13일부터 음료 가격을 인상한다.
커피 원두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릴 경우 다른 커피전문점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원두 가격 급등 등 원가 압박이 심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4년 7월 아메리카노(톨 사이즈 기준) 가격을 3900원에서 4100원으로 올린 뒤 7년6개월간 유지했다. 매년 가격 인상설이 나왔지만 올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커피빈(4800원), 폴바셋·엔제리너스·파스쿠찌(4300원) 등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보다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최근 원두 가격이 급등하면서 결국 스타벅스도 백기를 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원두 가격 급등은 가뭄, 서리 등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급감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물류 대란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미국 뉴욕ICE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은 파운드(약 454g)당 2.5달러에 거래돼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보다 두 배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달 외식물가 39개 품목 중 유일하게 오르지 않았던 커피마저 가격 인상 조짐을 보이면서 물가 인상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커피의 경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커피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은 이어지고 있다.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스타벅스 앳홈 등의 캡슐커피 브랜드를 운영하는 네슬레코리아는 지난 1일 캡슐커피 가격을 약 10% 인상했다. 네슬레코리아가 국내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스타벅스 원두 30여종의 가격도 10% 올랐다.
편의점에 유통되는 컵커피 가격도 올랐다. 매일유업은 지난 1일부터 컵커피 '바리스타룰스'와 '마이카페라떼'의 가격을 8~12.5%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바리스타룰스는 기존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올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매해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으나 매장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으로 내부적으로 흡수해 왔다”면서 “최근 급등한 원두 가격 등 지속 상승 중인 각종 원부재료와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물류비 상승 등 다양한 비용의 가격 압박 요인이 지속 누적됨에 따라 음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