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은 24일 전남도와 그린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효성은 전남 신안 앞바다에 설치 예정인 해상 풍력 발전을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풍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방식이다.
효성은 올해부터 국내 최대 규모인 10MW(메가와트)급 수전해 설비 구축 사업에 나서고, 앞으로 그린수소 생산량을 연 2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된 그린수소는 서울 및 수도권, 울산, 창원, 부산 등 주요 산업단지가 집중된 지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의 자연환경 상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암모니아는 질소(N)와 수소(H)의 화합물이기 때문에 연소할 때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청정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액화수소와 비교해 같은 부피당 수소 저장 용량이 1.7배 크고 상온에서 비교적 쉽게 액화한다. 기존의 암모니아 운송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정부는 국내 연간 수소 수요를 2030년 390만t, 2050년 2700만t으로 전망한다. 이중 청정 수소 비중은 2030년 50%, 2050년 100%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수소 생산 여건을 고려할 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외 청정 수소 도입이 불가피하다. 정유·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수소 공급망 확보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그린수소의 생산, 저장 등 활용을 위한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다. 연간 1만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 2곳, 액화수소 충전소도 전남 주요 지역 9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액화수소의 해상 운송도 추진하는 등 전남에서 그린수소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은 그린수소 생산이 본격화하면 2031년까지 약 11만명의 고용이 유발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풍력 발전 설비를 조립하는 공장도 내년에 착공한다. 단순히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효성그룹의 계열사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해상풍력터빈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조 회장은 협약식에서 “수소사업을 비롯해 중전기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쌓아온 효성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전남도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