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 속에서도 사상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70조원에 육박하며 2020년에 이어 사상최대 기록을 갈아치웠고, 영업이익도 2012년(3조5220억원) 이후 9년만에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6%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3%가 감소한 성적이다. 4분기 판매대수는 64만 7949대로 전년 대비 12.8% 감소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 4분기 실적과 관련해 “글로벌 반도체 부족에 따른 차량 공급부족 현상이 전반적으로 발생하며 판매가 줄었다”면서도 “RV 등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를 통한 평균 판매 가격 상향과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과 관련해서는 EV6·스포티지 등 신차 판매 호조, 개선된 상품성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을 바탕으로 한 역대 최고 수준의 평균 판매 가격 상승과 큰 폭의 인센티브 축소 지속 등 우호적인 요인이 있었지만, 판매량 감소와 함께 연구개발비 확대, 성과급 등 비용 증가 요인으로 이익 개선 분이 상쇄됐다.
기아차의 지난해 연간 판매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3.1% 감소한 53만 5016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전년 대비 9.1% 증가한 224만 1343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6.5% 증가한 277만 6359대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고수익 RV 및 신차 중심의 판매 확대와 믹스 개선, 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18.1% 증가한 69조 862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0년 품질 비용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 판매량 확대 및 믹스 개선과 이에 따른 대당 판매 가격 상승, 인센티브 축소 등 전반적인 수익성 체질 개선이 선순환을 이루며 전년보다 145.1% 증가한 5조 657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률은 7.3%를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경영환경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구매력 저하, 주요 업체들 간 경쟁 심화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에도, 코로나19 영향 완화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에 기아는 반도체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한 생산 확대를 통해 그 동안 쌓인 미출고 대기 물량을 빠르게 해소함으로써 큰 폭의 판매 증가를 달성하는 동시에, 개선된 브랜드 및 상품성을 바탕으로 수익성 강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EV6와 신형 니로 등 친환경차 판매를 더욱 확대하며 전기차 전환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동화 모델의 생산 및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보를 추진하고,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등 신수익 및 신사업 분야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물량 차질을 최소화하면서 목표치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출고 지연은 아쉽지만 '공급자 우위' 시장 상황이라는 점에서 2019년부터 진행한 제값 받기 전략을 지속하는 등 손익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