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충남 청양군 장평면 적곡리 칠갑산 줄기에 위치한 도림사지 유적 발굴조사 현장을 찾아 산을 올라가던 조사기관 관계자 일행 중 앞서가던 이로부터 터져 나온 탄성이다.
뒤따르던 이들 역시 가파른 산길 여기저기 만발한 꽃무릇.과 돌개미취.등 야생화를 바라보며 저마다 감탄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이날 이들이 산행 길에서 만난 야생화들은 실은 애초부터 그 자리에서 자생한 게 아니라 평소 자연을 끔찍이 사랑해온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이뤄낸 작품 이었다.
이상혁(55) 청양군 농림식품과 친환경농정담당이 그 장본인. 장평면 총무담당으로 근무하며 이곳 도림사지를 거쳐 산 정상으로 향하던 그는 등산로가 가파르고 협소한데도 제대로 정비가 되어있지 않고 주위는 대나무 숲과 잡초만 무성한 채 황량한게 너무나 아쉽다고 느꼈다.
더구나 등산로 주변은 경관이 더없이 빼어난데다 천년고찰 도림사가 자리했던 불교유적지이기도 해 도저히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며칠을 두고 머리를 짠 끝에 스스로 등산로 정비 및 야생화 식재 계획을 세워 군으로부터 소요예산을 확보하고는 곧바로 실행에 옮겨 몇 달간 공공근로 인력을 활용하고 자신도 직접 이 일에 매달렸다.
그리고 등산로 주변에 꽃무릇(1만본)과 돌개미취(1000본)을 심었으며 그동안 틈나는 대로 정성껏 가꾼 결과 4년이 지난 지금 마침내 등산로 곳곳이 야생화 천지가 된 것이다.
전북 고창의 선운사와 전남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등에서는 해마다 9월이면 상사화 축제를 여는데, 실제로 이곳들에 피는 꽃은 꽃무릇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사화란 이름은 잎이 있을 땐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이 서로 그리워만 한다고 해 붙여졌다고 전해지며,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이 마찬가지라 사람들이 흔히 꽃무릇과 상사화란 이름을 서로 혼용해 쓰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설명> 칠갑산 도림등산로 주변에 만개한 진홍빛깔의 꽃무릇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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