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오는 8일 이랜드 그룹의 유통 매장 점거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이랜드 그룹의 노사 갈등이 자칫 대규모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3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내 홈에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랜드가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교섭에 나서지 않으면 오는 8일 전국 조직을 동원해 유통매장을 점거하고 향후 상품 불매운동도 벌이겠다"고 밝혔다.민노총이 이랜드를 타켓으로 전국 조직 차원의 공세를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은 좀처럼 끊이지 않던 이랜드 그룹 계열사들의 노사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많다.

2004년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이랜드그룹에 인수된 뉴코아는 주5일 근무제와 임금인상 등을 둘러싸고 잦은 노사갈등을 빚어왔다.당시 사측은 주5일제 도입시 유급휴가일을 축소하고 토요일 연장근로수당을 조정할 것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임금삭감이나 연월차 축소 등 근로조건의 변동이 없는 주5일제 실시를 요구하며 15일간 파업을 벌였다. 이같은 일련의 노사 갈등 사례 때문에 이랜드가 작년 4월 까르푸를 인수할 당시 까르푸 노조는 구조조정 가능성을 우려해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공개 질의서를 보내고 과다차입에 따른 점포 매각 가능성에 대해 해명을 촉구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또 올해 2월에는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매각설과 전점포 현금PDA 설치에 따른 잉여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이랜드-뉴코아 공동노조가 반발,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천막농성을 벌이거나 현금PDA를 수거했고, 사측도 노조를 상대로 영업방해금지 가처분 신청하는 등 정면으로 대응했다.이와함께 뉴코아 노조는 사측이 비정규직 계산원 350명을 용역직원으로 전환시키자 이에 반발, 지난달초부터 파업을 벌여왔다.여기에 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홈에버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급제를 도입하고 근무 기간이 2년 이상인 비정규직 일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방안을 지난달에 내놓자 노사 갈등은 그룹차원으로 본격 확대되기 시작했다.노조는 회사측 방안에 대해 정규직 전환이 아닌 선별 채용이고 2년 미만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노조는 이어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홈에버와 뉴코아 등 이랜드 계열 유통 점포에서 비정규직 900여명이 해고됐다고 주장하면서 지난달 30일부터 상암동 홈에버에서 농성을 벌여왔다.이랜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비정규직원들을 불법 부당하게 해고조치 한 적이 없고 다만 재계약을 안했을 뿐인데 노조의 불법행동으로 인해 월드컵점만 해도 1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는 등 전 점포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노조의 불법적인 행동과는 일체의 타협없이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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