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바'가 휩쓸고 지나간 경남지역의 농작물 피해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진주, 사천을 비롯한 일부지역은 과일 낙과와 벼 침수 등 농작물 피해가 예상외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오전 8시 기준 태풍 산바로 인한 경남지역 농작물 피해규모는 6188.9㏊로 집계됐다.
벼 침수 3352㏊, 도복 1879㏊를 비롯해 과수 564.3㏊, 시설채소 272.6㏊, 특용작물 73㏊, 노지작물 48㏊가 피해를 입었다. 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도 심각했다. 150개 시설하우스 농가, 582개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완파되거나 비닐이 파손됐다.
또 주택 132동이 물에 잠겼고 어선 9척도 전복되거나 침수됐다. 모두 101건(17.75㏊)의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도로 27곳(1030m), 하천 19곳(1705m), 수리시설 6건, 하수처리시설 3건 등도 피해를 입었다.
진주지역의 경우 수곡 딸기묘종이 물에 잠겨 큰 피해를 입었으며 문산 옥산리 일대 배 재배농가도 수확을 앞두고 절반 이상이 낙과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사천도 서포면 일대 등의 벼 침수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도내 곳곳에서는 민·관·군 합동으로 복구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경남도에 따르면 도와 시·군은 군부대와 경찰 등의 협조를 받아 침수됐던 농작물, 상가·주택, 산사태로 통행이 제한된 도로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복구에 나섰다. 도와 시·군 공무원들은 농작물 피해 지역에서 벼 세우기와 낙과 수거 등을 돕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이날 오후 사천·진주지역을 돌며 태풍피해 농민들을 격려하고 최대한 빨리 복구가 이루어지도록 당부했다.
침수피해가 많았던 창원시 마산어시장 일원과 진해구 용원 등에서는 17일에 이어 이날도 공무원과 군인 등 1400여명과 장비 50여대가 동원돼 거리정비 등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릎까지 찼던 물은 빠졌지만 길거리에 쓰레기가 널려 있다.
이번 태풍으로 마산어시장 일대 30여개 점포, 용원지역에서는 300여 점포와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났다.
산사태로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됐던 88고속도로 함양·거창 경계지점에서는 밤샘 작업에 이어 이날도 인력 370여명과 장비 140여대가 동원돼 응급복구 작업을 벌였다.
도로공사 측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한 방향으로 차량을 통행시키기로 했다. 양방향으로 차량통행이 재개되려면 10일 정도 걸릴 것으로 도로공사는 보고 있다.
창원~부산간 불모산터널 주변 4곳에서 산사태가 발생, 민간사업자 측이 복구작업을 벌여 차량을 일부 통행시키고 있으나 복구를 마무리하는 데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와 사업자 측은 추가 붕괴를 우려해 안전진단을 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도내 도로 34곳에서 약 22억원 가량의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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