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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선생님은 어머니다
  • 김재학
  • 등록 2012-12-11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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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 1월 9일 남부 프랑스의 생 세랑이라는 마을 근처의 숲 속에서 야생아가 발견되었다. 이 야생아는 11~12세 정도의 소년임이 판명되었으나, 인간이라기보다는 동물에 더 가까워 보였다. 후에 사람들은 그 소년을 파리로 옮겨 야수에서 인간으로 변화시키고자 체계적인 시도를 하였다.

교육을 받은 후 그는 화장실 사용에 익숙해졌고, 옷 입는 방법을 습득하여 스스로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 이상의 발전을 보이지 않다가 40세 정도 되는 1828년에 세상을 떠났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늑대소년 이야기다. 부모가 키우지 않고 늑대가 키운 아이는 늑대로 자란다는 사회학 입문서에 나오는 예화다. 요즈음 아이들을 보면 늑대소년 이야기를 가끔 떠올리곤 한다.

더불어 사는 자세란 안중에도 없고 내게 좋으면 그만인 행동을 보면서 부모가 해야 할 기본적은 교육을 포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학교생활을 10년을 넘게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가정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누가 보지 않으면 교실에서 신발을 신고 다니기도 하고 교실에서 침을 뱉거나 책상 안이나 밑에 씹던 껌을 붙이기도 한다. 과자나 우유를 사먹고 교실이나 복도, 길거리에 예사로 버리기도 한다. 버스 안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휴대폰을 받기도 하고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 기초질서나 예의를 배우고 익히는 건 전적으로 부모 책임이다. 그러나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할 어머니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한 인격체의 사회화 과정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든다.

늑대소년 이야기에서 보듯이 인간은 사회화과정을 거쳐 비로소 인간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배가 고프면 먹고 고통을 피하고 좋은 것은 반기는 건 본능이다. 사람이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면 동물과 다를 리 없다. 그러나 사람이 사회적인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알아야할 것과 해야 할 것, 또 해서는 안 되는 것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옳은 것과 그른 것,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릴 줄 아는 가치판단과 분별력을 가르쳐야 한다. 슬픈일을 보면 슬퍼하고 기쁜 일을 만나면 기뻐할 수 있는 정서를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고 아는 것은 본능뿐이다. 어머니는 자기 자녀가 인간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막강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어머니는 어떤가? 한 인간이 인격체로서 성숙하도록 돕기보다는 본능적인 것에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하고 있다. 잘 먹이고 잘 입히고 남과 경쟁에서 지지 말아야 하는 것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개인이 사회 속에 적응하는 사회화에는 관심이 없다.

음식이라고 아무 것이나 먹어서 좋은 게 아니다. 유전자 변형식품도 있고 농약이나 방부제, 성장 촉진제가 들어 있는 음식도 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려면 먹어서 좋은 것도 있지만 먹으면 오히려 해가 되는 음식도 있다. 마찬가지로 아무 책이라도 읽어서 다 좋은 것이 아니다. 책 속에는 독이 든 책도 있고 덕(德)이 담긴 책도 있다.

상품의 가격은 그 상품 속에 담긴 내용물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개인의 머리 속에 얼마나 귀한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가슴에 얼마나 따뜻한 사랑과 고결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개인의 인격이 달라진다.

덩치는 멀쩡하게 컸어도 어린아이 행동을 하고 있다면 철부지다. 어머니가 경쟁에 눈이 어두워 자녀에게 정말 소중한 것을 가르치지 못함으로서 귀한 자녀가 정상인 인간으로 자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인간이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회적인 존재로서 한 인간이 성숙하기 위해서는 오욕 칠정과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의 정서를 느낄 줄 알도록 키워야 한다.

진정한 사랑은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닌 비바람을 견디고 이겨낼 강건한 사람이다. 버릇없이 제멋대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머니 자격증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뚱맞은 생각을 다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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