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듯 보이는 연한 갈색은 무언가 모르게 아련함을 연상시킨다. 우울한 초상, 그 속에는 진정 슬픔만이 들어 있던 것일까? 갈색만큼 학교를 잘 표현하는 색상은 없다. 교실의 책상과 칠판, 마룻바닥을 떠올리면 갈색이 생각난다. 뿌연 갈색은 우리의 지난 얼굴이요, 학교를 통해 내밀하게 간직된 우리의 자아를 상징한다. ‘히스토리 보이즈’라는 큼지막한 글자로 구성된 포스터는 단조로운 구성을 통해 학교의 느낌을 잘 표현한다. 개성을 드러내는 건 용납하기 힘든 청소년기, 이들에게 허락된 건 학교 갈색의자에서 서걱서걱 필기하는 일뿐이다. ‘대학’이라는 희망 고문 아래 학생들은 그렇게 자신의 색깔을 잃어가는 듯싶다. 그렇지만 묘하게도 갈색의 색감은 우울하지만은 않다. 뿌연 안개 속 추억 같다고나 할까? ‘입시지옥’ 속에서도 그 시절 우리는 절망 이상으로 희망을 품었다. 어른들의 부조리를 보면서 상처를 입는 그 순간에도 우리의 심장은 살아 숨 쉬었다. 청춘을 억압하는 학교라는 공간 속에 있는 그 순간에도 젊음은 싱그러움을 발했다.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는 학교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담은 작품이다. 선생님들은 각기 다른 개성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러한 선생님들을 보며 학생들은 혼란과 갈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가장 깨끗하고 올바른 모습을 보여도 시원찮을 판에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인간적인 허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모순을 바라보면서 꿋꿋이 성장한다.
연극 ‘히스토리보이즈’, ‘학교’ 시리즈 열풍에 작품에 대한 기대도 남달라 3월 8일부터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가 2013년 3월 8일부터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국내 초연된다.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는 영국 공연계의 거장 앨런 베넷의 대표작이다. 2004년 영국 초연 당시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이후 작품은 2006년 브로드웨이 진출과 더불어 초연 연출이 감독을 맡고 초연 배우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개봉됐다. 문화계 전반의 뜨거운 화제작으로 주목받으며 ‘히스토리보이즈’ 는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을 뛰어넘는 수작’이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연극 ‘필로우맨’ 제작사 노네임씨어터컴퍼니의 두 번째 작품이다. 김태형 연출가가 연출을 맡고, 여신동 디자이너가 무대 디자인을 맡았다. 김태형 연출가는 연극 ‘모범생들’로 화제를 모았다. 여신동 디자이너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는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극 ‘뜨거운 바다’에서 주목받은 이명행 배우가 어윈 역할을 맡았다. 낭만적인 문학교사 헥터는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배우 최용민이 연기한다. 교장은 오대석 배우, 역사 교사 린톳은 추정화 배우가 연기한다. 8명의 ‘히스토리보이즈’는 최근 여러 뮤지컬과 연극에서 신예로 떠오른 젊은 배우들이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