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도금에 미친 남자, 세계 최고를 꿈꾸다”
  • 김만석
  • 등록 2013-07-23 10:07:00

기사수정
  • 7월『이달의 기능한국인』(주)명진화학 정을연 대표 선정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7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주)명진화학 정을연(45세) 대표를 선정했다. 

「이달의 기능한국인」일흔 여덟 번째 수상자 정을연 대표는 산업용 도금*기술과, 도금업계의 환경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해 온 한국의 대표 도금전문가다.

 ‘67년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2남 5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정을연 대표는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담당했다. 시골 농사일부터 집안의 소소한 일까지 어머니의 일손을 덜어드리기 바빴던 정 대표는 ‘공부를 잘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힘든 집안 일이 싫어 ‘성공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열망은 있었지만 성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정을연 대표가 세상에 눈을 뜬 것은 고교 3학년 현장실습에서 였다. 현장기능공에 대한 대우가 열악한 것을 보고,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

  “공부는 포기했었지만 제 인생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기에‘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방점을 찍고 제 자신을 되돌아봤습니다.”

 1986년, 정 대표는 누님의 부탁으로 도금업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장화를 신은 채 크롬, 주석 등의 도금을 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한겨울에도 민소매 옷을 입고 하루종일 금속제품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새 땀은 비오듯 흘렀다. 

정신없는 신입시절을 보낸 정 대표는, 어느 순간  ‘이 일을 하면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현장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도금 전문가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생각을 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그렇게 큰 줄 몰랐습니다. 단순히    생산량을 채우는 것에 급급해하며 일하는 것과, 이 분야에서     1등을 하고 싶다는 건 하늘과 땅 차이였죠. 꿈이 생긴 겁니다.”

 2000년, 정 대표는 매형에게 물려받은 회사를 (주)명진화학으로 법인전환했고,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자동화 라인을 설계했다.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무작정 라인을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릴투릴(Reel to Reel) 자동도금* 및 부분도금과 관련된 특허(2003)’ 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꼭 필요한 부분에만 도금이 적용되는 기술을 개발해 원가를 절감했다. 도금제품의 내구성을 높이는 방법도 연구해 도금제품 뿐 아니라 그 제품이 적용되는 전자부품의 내구성도 높였다. 

2010년부터는 자체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12명의 연구원을 두고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재능대학 등과 산학협력도 진행 중이다.

 릴투릴(Reel to Reel) 설비의 도입은 하루 3만개의 생산량을 30만개로 증가시켰고, 다양한 도금기법을 개발함으로서 (주)명진화학은 국내 최대 도금업체로 우뚝 섰다. 말 그대로 승승장구였다.  

늘 그렇듯 위기는 가장 좋을 때 닥친다. 2011년 3월과 5월의 화재로 450억원에 이르는 연매출에 화재손실액만 180억원에 달했고  두 번의 화재라 보상은 커녕 계약 제품 출고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였다. 
 
당시 갤럭시 S2의 부품재고가 21일치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 추가 물량을 21일 내에 생산해야했다. 특히 갤럭시 S2에 적용되던 도금기법은 (주)명진화학의 특허가 적용되던 부분이어서 다른 곳에서는 생산이 불가능 했다. 

그러나 정대표는 한 달치 폐기물을 3일 만에 치웠고 그와 동시에 공장발주와 설비발주를 진행했다. 5일째부터 공장을 짓기 시작, 18일째 되는 날 거짓말처럼 샘플 생산을 완료했고, 20일째 부터는 양산을 시작했다. 피말리는 20일동안 정 대표와 임직원들은 20시간도 못자고 현장을 지켰다고 한다.

   “누가 봐도 ‘포기’를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화재였지만 그 화재    덕분에 저와 직원들, 그리고 회사는 더 강해졌습니다. 그 때 함께    해준 직원들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저는 회사를 더 탄탄    하게 키워갈 생각입니다.”

  2012년, 명진화학은 지금의 검단공단으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했다. 릴투릴 설비를 비롯 모든 공정은 최첨단이다. 도금액이 설비 안으로 흐르는 전 과정을 외부에서 모니터로 관리, 불량이 생기면 자동으로 사이렌이 울린다. 

  게다가 도금업체에서는 드물게 폐수재활용시스템을 갖춰 폐수의 70%를 재사용하고 있으며, 사원복지를 위해 마련한 기숙사와 휘트니스센터, 식당은 호텔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정 대표의 목표는 명진화학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명진의 기술력이 입소문 나면서 정밀도금을 의뢰해 오는 해외업체가 늘었기 때문이다.

  “명진화학이 가진 창조적 도금기술과 자동생산라인, 환경오염방지      이 세 가지 핵심기술은 세계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 이제 세계무대에서 일본기업과 진검승부를 벌여보고     싶습니다.”

 과거는 물론 지금까지도 경제적인 여건은 좋지 않다고 전하는 정 대표는 새로운 기술과 단가 경쟁이 늘 필요한 게 현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한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지금    자신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한번 미쳐보십시오. 성공은 그 곳    에서 시작됩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설악산 대청봉 높이 1,708m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이자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적이 400㎢에 달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된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서쪽 인제 방향의 내설악, 동쪽 속초·고성 방향의 외설악이 구분된다.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
  2.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K-문화의 위상 드높여대한민국 최초로 아이돌이 아닌 트로트 가수로서 세계적인 패션 무대에 오른 가수 한강씨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강은 지난 4일 오전,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여 6일 열린 2026 S/S 파리 패션위크 'HEILL&WINNE' 컬렉션에서 모델로 런웨이에 서는 이례적인 행보...
  3. 신정2동 유은영 24통장, 이웃돕기 성금 100만 원 전달 [뉴스21일간=김민근 ] 신정2동 유은영 24통장은 2일 홀로 추석 명절을 보내는 관내 독거 어르신을 위해 이웃돕기 성금 100만 원을 신정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김양언·이춘수)에 기탁했다.      유은영님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지원하는「사랑의 도시락」배달 봉사를 10년 이상 해오면서 지역 내 취약계층 어르신...
  4. 울산해경, 연안안전사고 위험예보제 ‘관심’ 발령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해양경찰서(서장 안철준)는 오늘(3일)부터 내일(4일)사이 동해남부 및 울산앞바다 해상 기상악화 전망에 따라 “연안안전사고 위험예보제*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연안해역 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기상청에 따르면, 서해남부 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남서풍이 매우 강..
  5. 울산해경, 추석명절 어려운 이웃 위문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해양경찰서(서장 안철준)는 2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관내 거주중인 어려운 이웃을 찾아 위문금을 전달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이번 위문금은 울산해경 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조금씩 모아 총200만원을 마련하였으며, 지역 내 어려운 이웃(9세대)에게 나눠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울산해경 관...
  6. 울산 남구보건소,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관왕’ 수상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광역시 남구보건소가 치매관리와 구강보건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남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는 보건복지부 주관‘2주기(2025~2026년) 1차년도 치매안심센터 운영평가’에서 ▲치매 인프라 구축 ▲치매 서비스 제공 및 관리 ▲지역 치매 역량 강화 ...
  7. 신정평화시장, 위생관리사업으로 ‘깨끗한 전통시장’으로 탈바꿈 [뉴스21일간=김민근 ] 울산 남구(구청장 서동욱)는 신정평화시장이 전통시장 위생관리사업을 통해 한층 더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 공간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남구에 따르면, 남구 위생과는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신정평화시장 내 19개 식품취급업소를 대상으로 위생관리사업을 추진해 시장의 전반적인 위생 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