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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 성공 예감…교사 · 학생 모두 만족
  • 서민철
  • 등록 2005-11-03 1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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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평가 실시한 한강중 교사들] "우리가 바뀌어야 교육의 질 향상"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 교실수업의 개선을 위해 우리가 먼저 자신을 평가해 보자.”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한강중학교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수업 평가를 성공적으로 실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사례는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교원평가제와 맞물려 교원평가시스템의 필요성과 성공가능성을 함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가, “필요하고, 할 수 있고, 효과 있다”한강중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설문을 돌려 스스로 평가를 받는 방법을 취했다. 제자에게 수업에 대한 평가를 받는 일이 다소 어색했지만 참여교사들은 의욕을 보였다. “학생들이 내 수업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했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개선점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 일단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참여했던 교사 24명 전원이 자신의 수업방법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음에 또 학생에 의한 평가를 받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85.7%가 ‘그렇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평가는 오히려 학생들과 교사들의 대화 채널이었던 셈이다. “우리가 나쁘다고 하면 그 점을 고치려고 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우리 의견을 존중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1학년 최보문) “선생님들이 많이 노력하시는 모습을 알 수 있었다.”(1학년 민소정) “진로와 관련한 수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는데,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미안하다고 말씀하시고 바로 반영해 주셨다.”(3학년 조안나) 한강중학교의 평가사례는 교원 평가가 필요하며, 어느 학교나 실시할 수 있고, 그 효과가 여러 방면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 평가는 올 3월 학교 내에서 교실수업개선 TF인 ‘까치소리팀’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정미숙 교사가 팀장을 맡고, 이선혜·설선국·김미숙·홍순옥 교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좋은 소식을 가져오는 드림팀’이 작품을 한 번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작업을 진행했다. 수업개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검토하던 과정에서 수요자인 학생들에게 평가를 받아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처음에는 까치소리팀 위주로 소규모 조사를 하려던 계획이 논의과정에서 발전됐다. 동료교사들도 폭넓게 동참시키자는 의견이 나왔고, 교내 전체 34명의 교사 중 24명이 신청을 하는 뜨거운(?) 반응이 돌아왔다. “선생님은 우리들의 수준에 맞게 수업을 하신다.” “선생님은 우리들의 질문에 칭찬이나 격려를 많이 하신다” “선생님은 골고루 발표할 기회를 주신다” “ 선생님은 성적평가를 공정하게 하신다.”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신다” 등 열네 가지 조사항목이 만들어졌다. 설문내용을 읽고 평가결과를 생각하며 상당히 긴장한 교사들도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소리를 가감 없이 들어보기로 했다. 전체를 모아 분석한 결과, 진로와 연계한 수업시간 부족(37%), 수업보조 자료 활용 미흡(21%), 수업 중 칭찬과 격려 부족(15.8%), 발표기회 편중10.5%) 등이 주로 지적을 받았다. 다음 단계는 수업과정을 수업을 동영상으로 찍은 평가를 받기로 했다. 20개의 평가항목을 만들어 다섯 단계로 자기수업을 평가하는 것. 결과는 90점 이상 19%, 70∼89점 62%, ‘개선이 필요하다’는 60∼69점도 19%나 나왔다. 자신이 낸 평가이므로, 한계는 있지만 평가는 자연스레 개선으로 이어졌다. "교단 경력이 쌓이면서 수업에 자신감이 있는 편인데 수업 동영상을 직접 보니까 단점들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학생들의 불만족에 대한 지적에도 귀를 기울이게 됐구요. 결과적으로 이번 실험은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김미숙 교사) 평가에 참여했던 교사들은 각자 동영상을 보면서 자체평가를 하고, 학생들이 지적해 준 숙제 줄이기, 관련 자료 활용하기, 골고루 발표기회 주기 등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당연히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도 높아졌다. 김보나(1학년) 양은 “처음엔 설문지를 받고 왜 이런 걸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조사가 끝나고 아이들이 지적했던 부분들을 고치시려고 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시간이 지나면서 수업이 한층 달라졌다는 생각도 들구요. 아무튼 선생님들이 더 좋아졌어요.” 한강중학교의 이런 평가가 조금씩 알려지자 전국 곳곳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취재를 위해 <국정브리핑>이 학교를 찾아갔던 1일 현재 벌써 25곳의 학교에서 설문내용 등 자료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문계철 교장은 “선생님들이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평가를 받겠다고 나서고, 이렇게 결과를 내놓은 것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진행했던 정미숙 팀장의 평가는 여러 가지로 의미심장하다. “결국은 교사인 우리가 바뀌어야 공교육의 질이 바뀐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최근 논의 중인 교원평가제도 서로 오해만 줄이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그걸 실험했고, 성공했습니다. 어느 학교나 마음만 먹으면 좋은 제도를 도입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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