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2년새 10%% 급증… 조만간 남성수준 도달"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여성의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률이 남성을 앞지르고 있으며, 부부간의 성행위가 에이즈 확산의 최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 등이 8일 밝혔다.
ESCAP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여성과 에이즈 회의’에서 여성들은 에이즈 예방 서비스를 충분히 받을 수 없고 남성들에게 안전한 섹스를 요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에이즈에 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엔에이즈퇴치계획(UNAIDS)의 캐서린 크레이버러 사무차장은 아시아 여성들의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률은 최근 2년만에 10%가 늘었으며, 각국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조만간 남성과 같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레이버러 사무차장은 또 아시아 전역의 여성에게 결혼이 에이즈 감염의 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이 지역 남성들이 다수의 섹스 파트너와 혼외정사를 즐기는 데 대해 여성들이 반대할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태국에서는 새로운 에이즈 감염의 40%가 부부간 성행위에 의해 발생하고, 이 가운데 90%는 남편이 부인에게 옮기는 것이며 이와 유사한 추세는 인도 등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고 크레이버러는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남부 지역과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메콩강 유역에서는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성인의 30%가 여성이며 이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ESCAP의 아드리아나 고메스 사게스는 세계 최대 에이즈 감염국의 한 곳으로 알려진 태국에서 성인 에이즈 감염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1990년 12.7%에서 지난해는 35.7%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태국 에이즈 감염자의 남녀 성비는 지난 90년 6.9대 1에서 지난해에는 1.8대 1로 축소됐고, 내년에는 1.1대 1까지 좁혀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SCAP는 세계적으로 에이즈에 감염된 4000만명 가운데 여성이 절반을 차지하며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의 남부 지역에는 지난해 말 현재 성인 감염자의 58%가 여자라고 밝혔다. 또 아시아·태평양권에서는 파푸아뉴기니의 여성 에이즈 감염자가 남성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고, 신규 감염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ESCAP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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