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부 등 "'고병원성'으로 바뀔 가능성 극히 낮아"
현재 국내 철새 도래지 등에서 검출된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는 모두 인체 감염이나 가금류 집단 폐사 위험이 없을 뿐 아니라 ‘고병원성’으로 바뀔 가능성도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19일 동아일보 ‘AI 바이러스 전국 8곳서 50건 검출’ 제목의 기사와 관련, 이같이 밝혔다. 이 신문은 “전국 24개 철새도래지와 민통선 인접지역에서 철새 배설물 3000여 점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8개 지역에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50건이 나왔다”며 “시화호에서 검출된 8건 가운데 1건은 혈청형이 H5형으로 고병원성에 준하는 조치가 요구되는 바이러스”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AI는 16종의 H항원과 9종의 N항원의 조합으로 이뤄진 144종의 혈청형이 있으며, 감염 시 폐사율 등을 기준으로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나뉜다. 최근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AI는 고병원성인 H5N1형이나, 국내 철새에서는 아직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이 없다. 반면 폐사율이 낮고 가금류 감염시 산란율을 떨어뜨리는 수준의 저병원성 AI 바이러스는 지난해에도 34점이 검출되는 등 매년 반복적으로 철새에서 검출되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김재홍 질병연구부장은 “저병원성 AI 바이러스는 철새 뿐 아니라 물가에 사는 야생 조류에게 흔히 발견되는 것”이라며 “마치 생태계의 일부처럼 고착화돼있는 현상이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가 문제로 제기한 것은 시화호에서 검출된 한 건의 H5형 바이러스다. H5N1형과 같이 H5로 시작하는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가금류에서 H5형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 적용되는 것이며, 철새에서 발견됐을 경우 가금류가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은 크지 않다는 게 방역당국의 진단이다. 따라서 농림부 관계자는 “가금류에서 H5형이 검출됐다면 예방 차원에서 즉시 이를 알리고 살처분 등 조치를 취했겠지만, 철새에서 발견된 저병원성 H5형의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장 역시 “철새의 H5형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바뀔 가능성은 극히 낮을 뿐 아니라 철새 바이러스가 야생 조류로 옮겨간 후 다시 가금류로 전이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더군다나 방역당국이 수시로 가금류 소독을 하고 있으며, 농가들이 가금류를 풀어놓고 기르지 않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어 “현재까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를 우려할 징후는 나타나지 않은 상태”라며 “우리나라를 둘러싼 해외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계속 나타나고 있으므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예찰 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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