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화시기 변동 탓 일정 못잡아...철새도 일찍 떠나 관광객 허탕
그 어느 해보다 일찍 찾아온 봄 때문에 꽃과 철새가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이상기온으로 봄꽃이 보름가량 일찍 개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전국적으로 이름난 봄꽃 축제가 자칫 ‘무늬만 축제’가 될 위기에 놓인 때문. 실제 예년 같으면 지금쯤 축제 시기를 확정짓고 행사 홍보와 준비에 들어가야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아직 일정도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전국 최대의 벚꽃 축제인 군항제를 주최하는 진해시는 당초 내달 30일부터 4월 8일까지 잠정적으로 일정을 잡았지만 최근 기온이 높아지면서 벚꽃이 더 빨리 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축제 시기 확정을 보류하고 있다. “본격적인 축제 시즌을 앞두고 전국 각 여행사는 물론 관광객들의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고 있지만 개화 시기를 장담할 수 없어 속시원한 답변을 못해주고 있다”는 게 시 관계자의 하소연.해마다 4월 중순에 천주산과 비음산 진달래 축제를 열어온 창원시도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 8일 대금산 진달래 축제를 열었던 거제시도 마찬가지. 양 시는 현재의 따뜻한 기온이 계속될 경우 축제 시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기상 전문가 등과 논의해 구체적인 날짜를 결정키로 했지만 현재로서는 예측조차 어렵다는 입장이다.매년 아카시아 축제를 열어온 칠곡군은 올해 축제 개장일을 지난해보다 3일 정도 앞당겨 5월 5일로 잡았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칠곡군은 최근 2년 동안 축제기간 중 아카시아꽃이 전혀 피지 않아 관광객들의 입방아에 시달려오고 있는 터.4월 7일 벚꽃마라톤대회를 열기로 한 경주시도 일부 남쪽 지방에 목련은 물론 산수유, 개나리 등이 활짝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자칫 꽃없는 축제가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창원시 주남저수지의 철새도 일찌감치 ‘짐’을 싸서 떠나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나던 철새 1만5000마리 가운데 70% 정도가 지난 17∼21일 이곳을 떠나 북쪽으로 이동한 때문. 예년의 경우 3월 중순까지 철새들이 남아 있던 점에 비춰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게 한국조류보호협회 측의 설명이다.※ 작년보다 6∼9일 일찍 개화올해 봄꽃은 지난해보다 6∼9일, 평년보다는 12일 일찍 필 것으로 보인다.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하순부터 3월 중순까지 평균기온은 평년(영하 3도∼영상 9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개나리는 3월 7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개화하고 남부지방은 3월 8∼15일, 중부 및 동해안지방은 3월 16∼21일, 중부 내륙 산간지방은 3월 22일 이후에 필 것으로 예상된다. 진달래도 3월 9일 제주도 서귀포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3월 10∼17일, 중부 및 동해안지방은 3월 18∼23일, 중부 내륙 및 산간지방은 3월 24일 이후 꽃을 피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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