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행사 시설물들이 대회 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 혈세를 갉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강원도는 99년 속초관광엑스포를 시작으로 원주 팡파르축제, 춘천 물 심포지엄, 삼척 동굴엑스포 등 수십억원~수백억원을 들여 대규모 행사를 개최됐다. 그러나 행사 이후 남아 있는 각종 시설물들의 입장료 수입만으로 유지·관리비조차 충당하기 힘들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설물 운영·관리를 위해 강원도와 일선 지자체는 6∼8명씩의 전담 공무원까지 배치하면서 관람객 늘리기 등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99년 200억원을 들여 ‘속초 관광엑스포’행사장에 건설된 주제관, 엑스포타워 운영을 위해 강원도는 서기관 1명을 포함해 8명의 직원들을 상주시키고 있다. 이곳에는 평일에는 150여명, 주말에는 300여명의 관람객들이 찾아 지난 한해 모두 10만6,000여명이 입장해 9,200만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파견 공무원들의 인건비는 고사하고 한해 동안 들어가는 2억여원의 운영비에도 훨씬 못미쳐 혈세만 낭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강원도는 손을 놓고 있다.
2002년 열린 ‘삼척 동굴엑스포’장에 남아 있는 신비관, 탐험관의 적자 운영도 속초관광엑스포 현장과 닮은 꼴이다. 첫해에는 관람객이 많아 성공작이었지만 루사, 매미 등 두 차례의 태풍으로 침수피해를 본 뒤 관람객들의 발길이 뜸해 적자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곳에는 지난 한해 동안 12만3,000여명이 찾아 7,8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상주 공무원 6명의 인건비도 못 건졌다.
2001년 ‘춘천 물 심포지엄’행사 때 9억여원을 들여 공지천 조각공원에 설치한 물시계도 잦은 고장과 겨울철 동파 등으로 관리가 어려워지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후 5억여원의 예산을 더 들여 관리동까지 짓고 지난해 12월 강원도에서 춘천시로 이관됐으나 관람객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2000년부터 원주에서 격년제로 열리고 있는 ‘군악대팡파르’행사도 올해 10월 세번째 대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군사도시를 알리는 차별성만 부각시켰을 뿐 지역경기 활성화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춘천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올 6월 단오를 전후해 강릉에서 17일간의 세계민속축제가 열리고 10월에 원주에서 군악대 팡파르 행사가 열리지만 더 이상 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는 알뜰하고 내실있는 행사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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