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전동차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 당시 안내방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67살 원 모 씨가 전동차 내부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자 승객들은 혼비백산해 대피했지만, 안내방송이 없어 스스로 탈출해야 했다.
검찰 수사 자료에 따르면 기관사는 “안내방송을 실시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며, 열차 후미로 몰린 승객들도 안내방송을 기다리다 결국 자체적으로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오전 8시 43분 연기 감지 직후 자동 안내방송이 반복 송출됐다”고 해명했지만, 당시 승객들이 촬영한 영상을 확인한 결과 방송은 들리지 않았다.
또한 자동 안내방송의 내용은 “문을 열고 대피하라”는 단순 지시뿐이어서, 승객들이 선로로 내려가다 2차 피해를 당할 위험이 있었다. 실제로 승객들이 문을 열고 대피를 시작한 시점인 오전 8시 43분 당시 열차는 통제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7월 기관사에게 안전관리 유공 표창을 수여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매뉴얼대로 잘 대응했다”고 평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