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콜금리(무담보 익일물 기준) 목표를 연 4.50%에서 연 4.75%로 상향조정했다. 콜금리 인상은 지난해 8월 0.25%포인트 인상한 후 11개월 만이다. 한은은 이와 함께 유동성 조절 대출금리는 연 4.25%에서 연 4.50%로, 총액한도 대출 금리는 연 2.75%에서 연 3.00%로 각각 인상했다. 이번 콜금리 인상은 최근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시중유동성 증가세를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통위는 회의가 끝난 후 '통화정책방향'을 배포, 콜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최근 국내 경기는 수출이 높은 신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투자와 소비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농수산물가격 하락 등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부동산가격의 오름세도 뚜렷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시중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금융기관 여신이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인상조정된 콜금리 목표는 여전히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은총재 "콜금리 인상이 전체 경제안정 위해 바람직"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콜금리를 조금 올려서 운용하는 것이 전체 경제안정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판단했다"며 "콜금리를 4.75%로 올렸지만 인상된 콜금리 수준이 경기상승을 저해할 만큼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금통위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금리를 올리느냐 내리느냐 하는 것은 경제의 안정적 측면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들이 예상대로 가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며 "금리를 균형대로 가져가는게 반드시 잘하는 통화정책은 아니며 때로는 높게, 때로는 낮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환율이나 주가와 갖는 관계가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밀접하지 않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를 올리면 원화가 강해진다는 논리가 있지만 현실에서는 뚜렷하지 않다"며 "그런 효과가 있더라도 다른 쪽에서 인상이 필요하다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으로 갈수록 물가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상반기중 2.5% 아래쪽이었던 물가상승률이 비용측면에서는 원유가 상승, 수요측에서의 압력 가중 등으로 하반기에는 2.5% 또는 2.5%보다 높은 쪽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기업이나 가계의 금리 부담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금리를 인상 또는 인하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경제 안정을 위해 유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빚을 좀 많이 쓴 사람들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현 경제 상황에서 금융자산이 많은 사람도 있고, 하지만 현 경제활동 수준에서 0.25% 올렸다고 해도 경제 전체적으로는 나쁜 쪽보다는 좋은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기 때문에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 상승세 지속…하빈기 상승기조 이어갈 것한편 한은은 콜금리 발표 직후 내놓은 '국내외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는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우리 경제는 유가, 환율 등의 경제여건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경기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반기 중 경제성장률은 상반기에 비해 확대되고, 오는 2008년에는 올해보다 성장률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물가는 국제원자재가격 상승과 수요압력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경상수지는 수출호조로 상품수지 흑자도 확대되면서 올해는 대체로 균형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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