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하우스푸어 30%는 생계형범죄자?”
  • 김만석
  • 등록 2013-01-31 09:46:00

기사수정


상당수의 하우스푸어가 불법 분양의 금융대출로 인해 생긴 것으로 취재 결과 밝혀졌다. 미분양 빌라나 아파트의 매매과정(일명 통매매)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이름만 빌려주고(일명 자서) 수수료를 챙긴 허위 매입자가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파트의 미분양 상태가 장기화되면 시행사는 경영압박으로 통매매를 통해 이윤을 버리고 현금화를 서두른다. 아파트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밀린 채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이때 흔히 아파트 분양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 부동산 브로커, 금융기관의 은밀한 밀당이 시작된다. 통매매 결과 얻어지는 수익률은 3∼5%이지만, 전체 거래 금액이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다 보니 1%라도 더 챙기려는 이들의 밀당은 치열하다.  
 
먼저 시행사와 브로커는 아파트(빌라)의 원분양가에 50∼55% 가격으로 매매 흥정을 한다. 물론 미분양 상태의 아파트(빌라)를 한 번에 매매하는 조건이다. 적절한 가격이 구두로 정해지면 브로커는 은행으로 달려간다. 또 한 번의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이때 보통은 브로커와 은행 관계자 사이에 뒷돈 얘기가 오간다. 원분양가에 70∼75% 정도에서 대출금이 정해진다. 여기서 발휘되는 브로커의 금융 인맥이 통매매의 수익률을 크게 좌우한다.
 
은행 대출이 결정되면 이제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간다. 시행사와 브로커 사이에 서류계약이 맺어진다. 당연히 불법계약이다. 실제는 반값 매매이지만, 서류상에는 정상 가격으로 기록된다.
 
계약이 완료되면 브로커는 서류를 싸들고 은행으로 달려가 미리 약속된 대출을 받는다. 분양가에 50%에 사서 70%의 대출을 받으면 20%에 차익이 발생한다. 취득세와 기타 경비 그리고 그동안 들어갔던 비용을 제하면 15% 정도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분양가 3억 아파트의 경우 100채를 거래하면 수익금은 45억(3억×100채×15%)이다. 약간의 계약금으로 큰 수익을 손쉽게 챙길 수 있다.
 
그러나 브로커 한 사람이 아파트 100채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때 하우스푸어 지원자가 필요하다. 
 
브로커는 시행사와 계약이 완료되면 서류상 매입자, 즉 은행 대출을 받을 때 이름만 빌려주는 일명 대출 자서자를 모집한다. 부동산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아파트(빌라) 자서(차주)할 분”이라는 구인 광고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만약 100채를 거래한다면 100명의 자서자가 필요하다. 이들은 브로커에게 대출서류를 제출하고 며칠 후 은행에서 대출신청서에 도장만 찍는다. 그리고 대출이 완료되면 브로커는 이들에게 최대 10%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렇게 전체 작업을 성공리에 마치면 브로커는 최종적으로 5%(15억) 정도를 벌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서를 한 사람들은 수수료를 받은 대신 아파트 분양가에 70%에 해당하는 금액의 대출금을 떠안게 된다. 아파트 분양가가 3억이라면 3천만 원의 수수료를 받고 2억 1천만 원의 은행 빚을 갚아야 한다.
 
브로커는 예정된 대출사고를 잠시 은폐하고 대출 편의를 봐준 은행에 피해를 줄이기 위해 1년 치 이자는 선납을 하게 된다. 따라서 1년 후에는 이자까지 고스란히 자서자들의 몫이 된다. 결국, 이들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게 된다. 
 
최근 한 아파트 건설회사가 회사 직원들에게 이 같은 방법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떠맡겼다가 18억의 은행 빚을 진 직원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한 때 전문 기획부동산업자였던 이 모(남, 57세)씨는 이러한 불법 분양으로 생긴 하우스푸어가 전체 하우스푸어에 30%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씨는 자서자를 모집한다는 인터넷 광고를 올리면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서 희망자 중 의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병원 개원 시 고가의 의료장비를 할부로 구입하고 막상 개원했지만, 환자가 없어 병원 영업이 힘들어진 의사들이 급전이 필요해 지원한다고 한다. 물론 대다수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서민들이 주를 이룬다.
 
지난 22일 LG경제연구원은 2011년 기준으로 하우스푸어 가구를 32만 가구, 이들이 보유한 부실 채권은 38조 원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추산한 10만 가구의 세 배가량 되는 수치다. 

이에 박근혜 차기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지금도 계속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미분양 아파트의 불법 분양에 대해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불법 대출을 눈감아준 은행들에도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어려운 삶을 이어가는 서민들이 더이상 범죄자가 되고 하우스푸어로 전락하지 않도록 차기정부의 서민중심의 경제정책을 기대해 본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인사] 경찰청 ◇ 치안감 승진 예정▲ 경찰청 치안정보국 치안정보심의관 송영호 ▲ 〃 국제치안협력국장 직무대리 이재영 ▲ 〃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 신효섭 ▲ 서울특별시경찰청 경비부장 김병기
  2. 포천시 소흘도서관, 3월부터 ‘다독다독 독서퀴즈’ 운영 포천시립소흘도서관은 독서 생활화와 지역사회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오는 3월부터 어린이, 청소년·일반을 대상으로 대상으로 ‘다독다독 독서퀴즈’를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도서관 북큐레이션 코너에서 선정 도서를 읽고 퀴즈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 경험을 ‘이해와 사고’로 확장해 독서의 재미와 몰입...
  3. 속초시, 설 연휴 기간 아이돌봄서비스 정상 운영 속초시가 설 연휴 기간에도 아이돌봄서비스를 정상 운영하며 맞벌이 가정 등 양육공백을 줄이는 데 힘을 쏟는다.아이돌봄서비스는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 아이돌보미가 직접 방문해 돌봄을 제공하는 제도다. 시는 설 연휴 기간인 2월 15일부터 18일까지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돌봄서비스 운영을 유지한다.이번 연휴 기간에는...
  4. 청년스테이지ON 2026년 사업 설명회 개최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2월 12일 오후 7시 ‘2026년 청년스테이지ON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올 한해 지역 청년 문화예술인을 위한 지원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하였다.    이번 설명회에는 청년 예술인, 기획자, 문화예술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2026년 사업 방향, 지원 규모, 참여...
  5. 동구 전하체육센터 유아놀이실 새단장 완료, 재개소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전하체육센터 내 유아놀이실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오는 2월 23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유아 놀이시설 새단장 사업은 전하체육센터 1층 시설 개선 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동구는 특별조정교부금 14억 원을 들여, 예전 돌고래 역도단이 쓰던 공간을 재배치하고 이용객 편의를 위한 휴게...
  6. 남목노인복지관, S-OIL과 함께하는 난방유지원사업 실시 남목노인복지관[뉴스21일간=임정훈]사회복지법인 진각복지재단 남목노인복지관(관장 황상선)은 2월 9일(월) ~ 2월 13일(금)까지 울산 동구 지역 에너지 취약계층 어르신을 대상으로 S-OIL과 함께하는 난방유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이번 사업은 S-OIL의 후원과 울산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사업)를 통해 추진됐으...
  7. 중구치매안심센터, ‘찾아가는 치매 조기검진’ 실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보건소(소장 이현주)에서 운영하는 중구치매안심센터가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 수, 금요일마다 ‘찾아가는 치매 조기검진’을 실시한다.    중구치매안심센터는 동(洞) 행정복지센터와 노인복지시설 등을 돌아가며 방문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검진 △맞춤형 치매 상담 △치매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