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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국회, 정치논리로 경제 풀지 말라”
  • 최명호
  • 등록 2016-04-19 09: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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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3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에 참패를 안긴 주요한 민의(民意) 중 하나가 ‘경제 심판’이었다.


2%대 저성장 고착화, 부실업종 구조조정 지연, 우리 경제의 동력인 수출 둔화, 그리고 사상 최악 수준의 청년실업 문제 등 대외 환경 악화를 감안하더라도 박근혜 정부의 3년 경제 성적표는 암울했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로 국정 추진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지만, 경제 원로 및 전문가들은 민의를 받들어 여야가 경제 위기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호기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경제만큼은 정치논리로 풀어선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등 총선 후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5가지 제언을 쏟아냈다.

우리 경제의 위기를 극복할 ‘골든타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만큼, 20대 국회가 경제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정치적 역학관계에서 벗어나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필상 서울대 겸임교수(전 고려대 총장)는 “여야를 막론하고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20대 국회가 출범하는 6월부터 모든 국회의원이 참여해 경제와 정치를 분리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특히 이어 여야가 주요 법안 처리와 관련해 제때 통과를 시키겠다는 약속을 할 것을 주문했다.

3당 구도인 20대 국회는 양당구도이던 19대 국회보다 각 정당들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훨씬 복잡해진만큼 경제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접근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각 정당의 지도자들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태를 보이고 품격을 지키지 않을 경우 3당 분할은 저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도 “이제 경제가 한번 더 위기가 오면 정말 추락하는 것이라는 위기감을 여야 모두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며 여야의 위기의식 공유를 촉구했다.

이번 총선이 ‘경제 심판’의 성격이 짙었던 만큼 위기 돌파의 1차적 책임은 정부ㆍ여당에 있다고 이필상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선거 때마다 나오는 경제 심판론이 이번에 국민의 귀에 유독 크게 들렸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청사진 없이 돈 풀기만 반복하는 기존 정책기조가 잘못됐다는 점을 먼저 인정한 뒤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이 이제는 새누리당을 압도할 정도로 커진 만큼 여당에 대한 견제 기능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민주가 이제 원내 1당이 된 만큼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 (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 “야당이 경제분야에서 국민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반대로 심판 받을 수 있다”(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대 국회에서 여야가 합심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경제 현안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꼽았다. ‘정책금융 투입→부실기업 연명→정상기업 부실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20대 국회가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과제가 바로 기업 구조조정”(김광두 원장) “여야가 정치적 이해타산에 얽매여 기업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 할 경우 한국 경제의 시한 폭탄이 될 것”(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차일피일 미뤄오며 여태껏 한 번도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어 적폐가 심각”(조동근 명지대 교수) 등의 경고를 쏟아냈다. 특히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김광두 원장은 “사전에 야당의 입장을 폭넓게 청취하되, 방향성이 정해지면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제 원로들과 전문가들은 청사진 없는 돈 풀기에는 반대하면서도 기업 구조조정 등 필요한 분야에 대한 지출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김상조 교수는 “돈 줄을 꽉 죈 상태에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어떤 정치 세력도 불가능하다”면서 “취약 부문에 집중해서 돈을 푸는 선별적 지출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당이 재정ㆍ통화 확장 정책에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야당은 단기적인 돈 풀기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여당은 풀 돈을 마련하기 위한 증세 등 재원 마련 필요성에 공감해야 한다는 요구들이 많았다. 김상조 교수는 “여야가 한 발씩 물러나서 재정지출 확대와 증세 등에 대한 패키지 타협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역시 “여소야대 국면은 중앙정부의 과잉 기능을 축소하는 우파적 개혁과, 소득세ㆍ재산세 증세 등을 통해 소득 형평성을 제고하는 좌파적 개혁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의 근본적인 해소를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필상 교수는 산업구조 개편을 시급한 해결과제로 제시했다. “철강이나 조선, 화학, 건설 등 대기업 주력 산업이 중국에 발목을 잡혀 무장 해제인 상황이다. 벤처와 중소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현재의 경제 위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면서 “서비스산업 육성, 규제개혁 등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막 궤도에 오른 금융개혁 역시 여야간 지엽적인 이견으로 발이 묶여선 안 될 사안으로 꼽힌다. 백웅기 교수는 “인터넷은행 등 핀테크는 자본집약적인 산업이라 산업자본의 자금이 필수적인 분야”라면서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참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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