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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와 지병도 막지 못한 국가유공자의 이웃 사랑
  • 장병기
  • 등록 2016-09-08 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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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룡동 임택준 부부 라면·연탄 기증
  • 유일 수입원 연금 쪼개 소방관 자녀 장학금 등 매년 기부

10년 전 시력을 잃었다. 최근에는 명암조차 구별 못할 정도로 완전히 시력을 상실해버렸다. 



매주 세 번씩 신장 혈액투석도 받는다. 당뇨병도 앓고 있다. 겹겹의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마음의 눈은 더욱 또렷하고 맑아졌다. 국가유공자인 그는 얼마 안 되는 연금으로 살면서도 매월 절반 이상을 떼어 차곡차곡 돈을 모아간다. 


나 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의지는 육신의 고통 속에서 더욱 굳어진다.


광주 광산구 어룡동에 사는 국가유공자 임택준(69) 씨가 라면 100상자와 연탄 6000장을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에 지난 7일 기탁했다. 해마다 이어오는 그의 선행이다.


임씨가 광산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3년. 그해 4월 임씨는 팔짱을 낀 부인의 안내로 민형배 광산구청장을 찾아와 선풍기 100대를 내놓았다.


그런데 임씨의 주문을 받은 업체는 얼마 후 벽걸이형 선풍기를 보냈다. 이 사실은 안 임씨는 “아픈 사람들은 벽걸이 선풍기를 켜고 끄는 것도 힘드니 리모컨이 달린 스탠드형으로 바꿔달라”고 다시 주문했다. 


그의 세심함 덕에 주민 100명은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선풍기를 선물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임씨는 “작년처럼 더운 여름은 처음이었다”며 “그나마 선풍기라도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우리 부부는 생각했다”고 더 많은 기부를 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이후 부부는 해년마다 소방관 자녀를 위한 장학금 500만원,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보낼 이불, 선풍기 등을 내놓았다.


현재 임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10년 전 시력을 잃고, 부인의 부축을 받아 매주 세 차례 신장 혈액투석을 받을 정도로 건강도 좋지 않다. 얼마 되지 않은 국가유공자 연금으로 임씨 부부는 살림과 치료를 병행하며 살고 있다.


임씨의 기부는 이처럼 빠듯한 살림을 또 쪼개 매월 일정액을 적립해 가능한 것이다.


이런 결정에는 부인 양정숙(69) 씨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이 나이에 남편과 팔짱끼고 다니는 부부가 어디 있겠느냐. 남편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리고 나눌 수 있어서 좋다”고 양씨는 말했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임씨는 “내가 어렵게 살았으니 더 어렵게 산 사람을 돌보고 살피는 것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본인 처지도 좋지 않은데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애쓰는 어르신 부부의 모습에 숙연함마저 느낀다”며 “이분들의 선한 마음과 실천이 지역에 퍼져 또 다른 사랑을 낳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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