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2017 시즌 프로그램 ‘에어콘 없는 방’ 9월 14일 개막
  • 윤영천
  • 등록 2017-08-25 10:52:25

기사수정
  • 박헌영, 앨리스 현 사이에 실존했던 ‘피터 현’의 자기 분열적 생 다뤄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신작 <에어콘 없는 방>(작 고영범, 연출 이성열)을 극단 백수광부와 공동제작해 9월 14일(목)부터 10월 1일(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2016년 제6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에어콘 없는 방>(원제: 유신호텔 503호)의 주인공은 1906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한국, 상해, 미국을 떠돌며 역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었던 실존 인물 ‘피터 현(1906~1993)’이다. 


그는 1919년 3·1 운동기 한국 독립운동을 상하이와 전 세계에 알린 현순 목사(玄楯, 1880~1968)의 아들이자 ‘박헌영의 첫 애인’, ‘한국판 마타하리’ 등으로 구설에 오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평양에서 박헌영과 함께 처형된 앨리스 현(1903~1956)의 동생이다. <에어콘 없는 방>은 한 인물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가 경험한 파국이 낳은 다면적이고 경계적인 역사성과 정체성을 다룬다. 


<에어콘 없는 방>의 극 중 배경은 1975년 8월 7일에서 8일로 넘어가는 단 하룻밤. 아버지 현순 목사가 건국공로자로 추서되고 국립묘지 안장행사를 치르기 위해 해방 이후 30년 만에 한국을 찾게 된 70살의 피터 현이 유신호텔 503호에 머문다. 


방 안에는 1919년 3·1운동 당시 조선, 1936년 대공황을 맞은 뉴욕, 1945년 9월 미군의 남한 진주, 1945년 해방 후 혼란기 남한, 1950년대 매카시즘 광풍이 휩쓸던 미국, 1953년 6.25 휴전 협정이 한창인 한국, 1975년 극단적 유신 독재정권 하의 서울까지 폭넓은 현대사가 어지럽게 뒤엉키며 공존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뉴욕 연극계에 뛰어든 희망찬 젊은 피터와 굴곡진 현대사를 겪으며 신경쇠약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늙고 초라한 피터가 도플갱어처럼 등장한다. 


무대 위에는 에어콘조차 없어 답답한 열기로 가득한 좁은 방만이 존재한다. 그 방 안에 갇힌 피터 현의 80여년 인생과 함께한 개인의 지독한 고독과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비극적 역사의 경로만큼 쓰라린 개인적 불행과 실패의 연속에도 의지와 열정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피터 현과 달리, 그 방엔 어디에도 출구가 없다. 


<에어콘 없는 방>에는 한국 현대사가 세계체제와 충돌하며 그의 인생에 드리워진 식민, 분단, 전쟁, 냉전의 역사가 펼쳐진다. 열기와 광염, 혼란과 분열로 가득했던 한 개인의 삶으로부터 시작되는 역사적 울림은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역사의 진실과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에어콘 없는 방>은 그 시대를 겪었던 세대뿐만 아니라 2017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진지하고 뜨겁게 사유하게 할 것이다. 


<에어콘 없는 방>을 집필한 고영범은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재미 극작가로 <태수는 왜?>로 정식 데뷔해 <이인실>, <방문>을 발표했다. 이번 작품에서 우리 연극사에 기록되진 않았으나 1930년 시빅 레퍼토리 극장(Civic Repertory Theatre)을 시작으로 십여 년간 미국에서 활동했던 연극 연출가 ‘피터 현’을 다루고 있다는 것은 조국을 떠나 이민자로서 연극 작업을 해온 작가 자신의 관심사와 맞 닿아 있다. 피터 현이 실제로 연출했었던 인형극 <황소 페르디난드(Ferdinand the Bull)>과 상영하지 못했던 아동극 <비버들의 봉기(Revolt of The Beavers)> 일부를 극중극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옥란 연극평론가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신인 극작가로 데뷔했으나 오랫동안 훈련된 유연한 글쓰기와 자기만의 독특한 문체와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한국현대사에 대한 예민한 촉수와 그것을 영상감각을 바탕으로 한 해체적인 장면과 날선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작품의 연출은 남산예술센터에서 <즐거운 복희>를 연출했던 이성열(극단 백수광부 대표, 상임연출)이 맡았다. 작품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삶에 대한 통찰,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어떠한 입체적 세계를 선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출연진으로는 연극 <레드>(2016)와 <만선>(2013)에서 한 인간의 집념을 극한으로 보여주며 높은 몰입도를 선사했던 배우 한명구를 비롯해 홍원기, 민병욱, 김동완, 김현중, 최원정 등 실력파 배우들이 참여한다. 


한편 남산예술센터는 벽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벽산희곡상’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새로운 창작극 발견, 극작가의 창작 활동과 공연 제작 지원, 희곡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2012년 제1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878미터의 봄>(작 한현주, 연출 류주연)을 시작으로, 2013년 제2회 <아버지의 집>(작 김윤희, 연출 박정희), 2016년 제5회 <곰의 아내>(원제: 처의 감각)에 이어 네 번째 작품이다. 


벽산희곡상 수상 당시 ‘공간과 시간, 인물, 그리고 주인공의 자의식을 통해 다면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남과 북이라는 조국과 조국이 될 수 없는 미국을 배경으로 우리 현대사를 유랑하는 한 영혼을 슬프고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 화려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24공연, 옥션티켓, 대학로티켓닷컴, 클립서비스 예매사이트를 통해 가능하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 전석 3만원,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8천원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중구치매안심센터, ‘찾아가는 치매 조기검진’ 실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보건소(소장 이현주)에서 운영하는 중구치매안심센터가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 수, 금요일마다 ‘찾아가는 치매 조기검진’을 실시한다.    중구치매안심센터는 동(洞) 행정복지센터와 노인복지시설 등을 돌아가며 방문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검진 △맞춤형 치매 상담 △치매 ...
  2. 중구, 2026년 1분기 현업근로자 안전보건교육 실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구청장 김영길)가 2월 20일 오후 3시 중구청 대회의실에서 2026년 1분기 현업근로자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른 법정 정기교육으로 근로자의 건강을 증진하고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교육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
  3. 중구, ‘도서관 행복 우책통 사업’ 1기 활동 성과보고회 및 간담회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구청장 김영길)가 2월 20일 오전 11시 30분 지역의 한 식당에서 ‘도서관 행복 우책통 사업’ 1기 활동 성과보고회 및 활동가 간담회를 진행했다.    ‘도서관 행복 우책통 사업’은 아이들이 익명으로 고민 사연을 보내면 따뜻한 위로와 조언이 담긴 손 편지 답장을 전달하고 나아가 맞춤형 도서를 ...
  4. 아름다운가게 울산본부,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50개 전달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아름다운가게 울산본부(본부장 장혜경)가 2월 20일 오후 2시 중구청 구청장실을 찾아 750만 원 상당의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50개를 전달했다.    이번 전달식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장혜경 아름다운가게 울산본부장 등 3명이 참석했다.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는 반찬류, 식용유, 칫솔, 치약, 비누 ...
  5. 슬도환경지킴이, 환경정화 봉사 및 용왕제 행사 개최 울산동구슬도환경지킴이[뉴스21일간=임정훈]슬도환경지킴이는 2월 21일 우수가 지나고 봄기운이 느껴지는 주말을 맞아 슬도 일원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과 함께 용왕제를 개최했다.이번 행사는 슬도의 쾌적한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행사는 1부와 2부,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먼저 오전 9시부터 9시 50분까.
  6. 보령서 ‘2026 만세보령머드배 JS컵 한국유소년 축구대회’ 개막 보령시는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보령스포츠파크와 웅천체육공원이 유소년 축구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에서 모인 72개 유소년팀, 총 1,500명의 선수단은 연령대별(U12, U11)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치며 기량을 겨룰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집중도 높은 운영을 위해 보령스포...
  7. 이스라엘, F‑35I 장거리 작전 능력 향상 장비 도입 이스라엘이 자국 공군이 운용하는 F‑35I ‘아디르’ 전투기에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면서 항속거리를 늘리는 연료탱크를 장착했다고 보도됐다. 이는 외부 연료 탱크를 장착해도 레이더 탐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로 알려졌다.이 기술적 변화는 이란과의 긴장 속에서 장거리 비행 능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보도에...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