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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바야, 여진어 입문서 ‘여진어 사전’ 출간
  • 박영숙
  • 등록 2023-01-31 10: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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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나무바야



나무바야 출판사가 2월 2일(목) 전직 과학자의 여진어 연구서인 ‘여진어 사전’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저자 최범영 박사(64)는 시와 소설을 비롯해 지질학과 인문학 분야 논문을 다수 펴냈으며, 서울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과학자다. △경원 여진글자 비 △대금 득승타송비 △구봉석벽기공비 △여진진사제명비 △북청 여진글자 석각 △영녕사비 △여진역어 △내문 등 다수의 여진어 자료를 정리해 여진어 사전을 출간한다.


이번에 출간한 도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설명도


이번 여진어 사전은 여진어-한문-한국어-영어 순서로 배열돼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몽골어, 만주어 설명도 함께 돼 있어 다양한 언어를 접할 수 있으며 여진어뿐만 아니라 한국어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여진어 글자 폰트가 있는 사전


여진글자를 저자는 일일이 그림 파일로 만들어 사전을 만들었다. 사전 작업을 할 때 용량이 매우 커서 여러 개 파일로 쪼개 작업해야 했고, 기존 저자들이 설정한 음가와 다른 것도 많아 앞으로 여진어 연구에 큰 도움이 되길 저자는 바라고 있다.


◇ 여진인의 한반도 전승의식


고구려 땅에 세워진 발해가 거란에 망하고, 거란에 포섭되기를 거부한 생여진 집단이 세운 나라가 금나라이고 이들은 조상이 신라 또는 고려에서 왔다고 역사서에 기록하고 있다. ‘예로부터’라는 표현은 모두 셋(fuˀe šira, šira-doxi, širaati bun)이 있는데 모두 ‘신라’라는 말과 관련되며 여진에서는 신라를 /Šira/로 불렀던 것 같다. 마치 최치원이 지은 글에서 신라를 시라(尸羅)로 적은 것을 떠오르게 한다. ‘예로부터’라는 여진어는 ‘옛 신라 때, 신라부터, 신라로부터’로 저자는 해석하기도 한다. 금나라를 세운 여진인의 한반도 계승의식은 역사학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 여진어 사전을 만든 까닭


한 의과학자의 말로 저자는 대답한다. “한국 사람은 10%만 달라도 우리 민족이 아니라고 하는데 중국 사람들은 10%만 같아도 자신들의 일부로 인정한다.” 이 말이 그에게 큰 울림이 됐다고 한다. 여진은 여진어로 ‘쥬션’인데, 한민족으로 여겨지는 역사서의 숙신은 슈션으로 쥬션과 닮았고, 동북면에서 성장한 이성계가 나라를 세우고 조선이라고 한 것은 그의 머릿속에 ‘쥬션’이라는 말이 잠재해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고조선과 연결됐을 숙신(슈션), 쥬션과 이어지는 역사 인식일 것으로 보았다. 우리 역사의 일부이고, ‘예로부터’라는 말을 ‘신라 때부터’라고 한다면 방언사전을 만들 듯이 언어 사전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고 저자는 말했다.


◇ 여진어와 한국어와의 연관성


언어는 시간과 공간의 함수이기 때문에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분화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 중세 한국어의 음운 규칙인 ‘ㄹ, ㅿ, ㅣ’ 다음에서 /ㄱ/이 약화되거나 탈락하는 현상이 만주어에는 없으나 여진어에는 있어, 단어만 놓고 볼 때 한국어와 멀어 보이나 음운 규칙에서는 매우 긴밀할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 한국사 자료


한반도 동북면 지역은 고려 때 금나라가 있던 때를 빼면 나라가 있지 않았는데 고려 국경을 굳이 원산만으로 잡아야 할 이유도 없음에도 역사가들은 마치 나라가 있었던 것처럼 국경선으로 그리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북청 여진글자 석각비는 그 석각을 할 당시 북청이 고려 땅임을 증언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사정은 거란의 틀거이안 호토그니 묘지명에서도 단천을 고려가 영토로 기록하기 이전인 1091년쯤에 고려 땅으로 기록하고 있음을 들고 있다. 언어 자료는 역사 자료가 채우지 못하는 빈 곳을 채워줄 중요한 자료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 중세 시대 독립 국가의 국제 표준


여진인이 세운 금나라가 있던 시대의 국제 표준은 독립 국가(황제 국가)는 글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진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국가인 거란, 몽골, 서하에도 독창적인 글자가 있었다. 당시 중국은 남송이 돼 국제 위상은 볼품없었다. 심지어 발해에도 글자가 있었다고 구당서는 증언하고 있으며, 고려에도 설총의 향찰을 간소화한 고려글자가 있었다. 조선이 건국이 되고 이런 국제 표준에 따라 세종임금은 백성들이 더 쉽게 쓸 수 있는 훈민정음을 창제했고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훈민정음 창제에 반대했던 유림들의 사고방식인 글자를 만들어 오랑캐와 같아지려 하냐는 주장은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 따른 것이지, 당시 독립 국가의 조건인 국제 표준에서는 벗어난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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