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명성황후 시해범 암살한 고영근 호패와 명판, 등록문화재로 등록 추진
  • 강훈서울남부
  • 등록 2011-01-27 17:41:00

기사수정

 “저는 자객이 아닙니다. 보통 사람을 살상한 것도 아닙니다. 국가의 역적을 토멸한 것입니다.” 
 
1903년 11월 24일 명성황후 시해의 주범인 우범선(禹範善)을 암살한 前 독립협회 회장 고영근(高永根, 1852년 또는 1855년~1923년)이 일본 히로시마 지방재판소의 판사 앞에서 진술한 말이다. 우리나라 근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치열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고영근! 그가 남긴 유물에 대해 문화재 등록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고영근의 증손자가 소장하고 있던 고영근의 호패(號牌) 2점과 명판(名板) 2점에 대한 등록문화재 등록을 2011.1.27(목) 문화재청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호패는 조선시대 왕족과 관리로부터 평민, 노비에 이르기까지 16세 이상의 남자가 차고 다닌 것으로 오늘날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것인데, 이번에 등록 신청된 고영근의 호패는 1887년 서각(犀角 : 무소의 뿔)으로 제작된 것과 1889년 상아로 제작된 것 두 가지가 있다.
 
명판은 오늘날 ‘도장’과 같은 성격의 유물이다. 고영근의 명판 2점은 나무로 제작되었는데, 한 점은 8각형의 나무판에 이름을 제외한 면을 파내고 ‘高永根’이라는 이름만 돋을새김 한 단순한 형태이고, 또 한 점은 중앙에 손잡이를 달고 윗면에 ‘上’자를 새겨 위.아래를 구분할 수 있게 제작되었다.
 
이 유물들의 주인공인 고영근은 종2품의 무관(武官) 출신으로 1898년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회장을 지내며 윤치호 등과 함께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민회(民會) 도입을 추진하고, 대한제국의 비자주적 외교와 친러정권을 통한 러시아의 이권침탈을 비판하며 국정개혁안인 <헌의6조>를 고종에게 제출하기도 한 인물이다.
 
1899년 고종의 명에 의해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가 강제 해산된 후 동 단체 재건을 위한 경성 지역 내 일련의 폭발사건에 연루되어 교형(絞刑)을 받게 되자 일본에 망명하였는데, 여기에서 을미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전모를 알게 되어 동 사건의 주범으로 일본에 망명중이던 우범선을 1903년 11월 24일 암살했다. 이 일로 그는 히로시마 지방재판소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그의 공을 높이 산 고종 황제의 특별사면 노력에 따라 1909년 국내로 송환되었다.
 
그 후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도입된 조선총독부의 문화통치 하에서 대한제국의 존재를 모두가 잊어가고 있던 때, 고종황제의 능인 홍릉(洪陵)의 능참봉으로 근무하면서 이왕직(李王職)과 조선총독부가 일본 궁내성의 눈치를 보며 세우기를 꺼려하던 석비(石碑)에 1922년 12월  ‘高宗太皇帝(고종태황제)’라는 명문을 새겨 건립해 당시 식민지 조선과 일본 양국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일본은 탄압할 경우 민족감정을 격화시킬까 두려워하여 고영근이 새긴 석비는 그대로 두고 비의 뒷면에 다이쇼〔大正〕라는 일본의 연호를 새겨넣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지었다. 그러나 고영근은 동 사건으로 인한 심신쇠약과 천식으로 1923년 사망하여 홍릉 인근에 묻혔다.
 
이처럼 한 시대를 불꽃처럼 살다간 우국지사 고영근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유물은 오늘날에도 홍릉 비각 안에 보존되고 있는 <고종 태황제와 명성황후의 석비> 외에 이번에 등록 신청되는 <호패와 명판>이 현재까지 유일하다. 또 이 유물들은 조선시대 호패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서울특별시 문화재위원회(2010.12.16 개최)에서는 <고영근 호패와 명판>이 근대시기에 제작되어 현시점에서 지정문화재로까지 지정하기는 어렵지만 “대한제국이 재평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고영근이라는 인물 자체가 독립협회 회장을 지내고,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우범선을 암살하였으며, 일제 강점기에는 홍능의 능참봉으로서 ‘고종태황제’라고 하는 비명을 새긴 고종황제의 석비를 세워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근대의 역사적 인물임을 적극 감안해 그와 관련된 유물을 등록문화재로 등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결하였다.
 
이에 서울시는 2010년 12월~2011년 1월 고영근의 역사적 활동에 대한 보강 사료조사를 거쳐 이번에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로 등록 신청하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고영근 호패와 명판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됨으로써 국민들이 조선 후기~대한제국~일제 강점기에 이르는 격동의 근대사와 이 시기를 살아나간 역사적 인물들의 사상.활동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중구치매안심센터, ‘찾아가는 치매 조기검진’ 실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보건소(소장 이현주)에서 운영하는 중구치매안심센터가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 수, 금요일마다 ‘찾아가는 치매 조기검진’을 실시한다.    중구치매안심센터는 동(洞) 행정복지센터와 노인복지시설 등을 돌아가며 방문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검진 △맞춤형 치매 상담 △치매 ...
  2. 중구, 2026년 1분기 현업근로자 안전보건교육 실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구청장 김영길)가 2월 20일 오후 3시 중구청 대회의실에서 2026년 1분기 현업근로자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른 법정 정기교육으로 근로자의 건강을 증진하고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교육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
  3. 중구, ‘도서관 행복 우책통 사업’ 1기 활동 성과보고회 및 간담회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구청장 김영길)가 2월 20일 오전 11시 30분 지역의 한 식당에서 ‘도서관 행복 우책통 사업’ 1기 활동 성과보고회 및 활동가 간담회를 진행했다.    ‘도서관 행복 우책통 사업’은 아이들이 익명으로 고민 사연을 보내면 따뜻한 위로와 조언이 담긴 손 편지 답장을 전달하고 나아가 맞춤형 도서를 ...
  4. 아름다운가게 울산본부,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50개 전달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아름다운가게 울산본부(본부장 장혜경)가 2월 20일 오후 2시 중구청 구청장실을 찾아 750만 원 상당의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50개를 전달했다.    이번 전달식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장혜경 아름다운가게 울산본부장 등 3명이 참석했다.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는 반찬류, 식용유, 칫솔, 치약, 비누 ...
  5. 슬도환경지킴이, 환경정화 봉사 및 용왕제 행사 개최 울산동구슬도환경지킴이[뉴스21일간=임정훈]슬도환경지킴이는 2월 21일 우수가 지나고 봄기운이 느껴지는 주말을 맞아 슬도 일원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과 함께 용왕제를 개최했다.이번 행사는 슬도의 쾌적한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행사는 1부와 2부,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먼저 오전 9시부터 9시 50분까.
  6. 보령서 ‘2026 만세보령머드배 JS컵 한국유소년 축구대회’ 개막 보령시는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보령스포츠파크와 웅천체육공원이 유소년 축구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에서 모인 72개 유소년팀, 총 1,500명의 선수단은 연령대별(U12, U11)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치며 기량을 겨룰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집중도 높은 운영을 위해 보령스포...
  7. 이스라엘, F‑35I 장거리 작전 능력 향상 장비 도입 이스라엘이 자국 공군이 운용하는 F‑35I ‘아디르’ 전투기에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면서 항속거리를 늘리는 연료탱크를 장착했다고 보도됐다. 이는 외부 연료 탱크를 장착해도 레이더 탐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로 알려졌다.이 기술적 변화는 이란과의 긴장 속에서 장거리 비행 능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보도에...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