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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제다” “경제 문제다”… 브렉시트를 보는 상반된 두 시각
  • 최명호
  • 등록 2016-06-30 0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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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논객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순전히 경제 문제라고 얘기한다. 그렇지 않다. 브렉시트는 정치 문제다. 영국인들은 유럽연합(EU)이라는 새장을 박차고 나가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어도 새장은 새장이고, 새장은 자유를 사랑하는 인간에겐 견딜 수 없는 것이다.”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48·사진)는 28일 뉴욕타임스(NYT)에 ‘국민의 봄은 불가피하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국민의 봄’은 2011년 아랍의 민주화운동을 ‘아랍의 봄’으로 부르는 데서 따온 제목이다. 

그는 28개 유럽 회원국으로 구성된 EU를 자유를 억압하는 ‘새장’ ‘감옥’ ‘옛 소련’에 비유하며 “브렉시트야말로 비민주적 체제에서 자유를 되찾으려는 영국민의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존심이 가장 강한 프랑스인조차 영국인의 진정한 용기에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할 뿐”이라고 극찬했다. 

르펜 대표는 “브렉시트가 파운드화 폭락을 가져올 것이라는 등 경제 전문가들의 온갖 논쟁 뒤에 오직 한 가지 물음, 가장 단순하고 근본적인 물음을 영국인들은 정확히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것은 ‘우리 삶이 비민주적 권위에 계속 지배당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우리 운명에 대한 지배권을 되찾아올 것인가’ 하는 정치적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EU가 비민주적 체제인 이유에 대해선 무엇보다도 28개 회원국이 각자의 민주적 권한을 (선출되지 않은) EU 집행부에 넘겨 버렸고, 그 결과 회원국들은 원하지도 않는 EU 법률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또 자국 예산 결정권도 상실한 데다 국경을 열어 난민을 받아들이라는 요구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르펜 대표는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을 ‘현대판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고 비판했다. 경제 구조가 제각각인 나라들에 똑같은 통화를 쓰는 유로존이 침대 길이에 맞춰 다리를 잡아 늘이거나 잘라 버리는 그리스신화 속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다를 게 없다는 비유다. 

그는 브렉시트의 성공이 EU 체제를 근본적인 딜레마에 빠뜨렸다고 진단했다. 즉 영국의 홀로 서기가 성공하면 제2, 제3의 브렉시트가 계속될 것이고, 반대로 이를 막기 위해 EU가 브렉시트에 보복을 하면 EU 체제가 더욱 전제군주 같은 비민주적 행태를 강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르펜 대표는 “영국의 홀로 서기를 돕는 게 상식적이지만 벨기에 브뤼셀(EU 집행부)의 선택은 정반대인 것 같다”며 “EU가 내부 모순 때문에 멸망한 소련의 운명을 닮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르펜 대표는 “국민의 봄은 이제 불가피하다”며 “나 역시 (EU가 아닌) 조국 프랑스를, 주권 국가를, 그리고 자유를 원한다”며 글을 맺었다. 

이 기고문이 게재되자 브렉시트에 강력하게 반대해온 유럽과 미국의 진보 진영은 NYT와 르펜 대표를 일제히 비난했다. 유럽의 한 진보 인터넷 매체는 “미국 주류 언론인 NYT가 극우 파시즘 세력에 소중한 지면을 내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싸잡아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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