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306회 정기연주회 개최 <말러, 부활>
  • 윤준서
  • 등록 2023-07-02 19:25:23
  • 수정 2023-07-02 19:26:38

기사수정
  • “말러 스페셜리스트의 귀환”







대한민국 말러 신드롬의 주인공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다시금 말러를 꺼내든다.

 

2020<</span>대지의 노래>를 무대에 올린 뒤 3년 만이다. 그동안 꾸준하게 말러 레퍼토리를 연주한 부천필이었으나 새로운 콘서트홀의 개관을 기다리며 아껴온 비기를 꺼낸 것이다. 그야말로 말러의 부활이다. 장윤성 상임지휘자는 취임 당시부터 파이프 오르간이 들어서는 부천아트센터가 개관하면 그곳에서 말러 부활의 연주를 선보이고 싶다고 공언한 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말러의 교향곡 제2부활은 대편성 관현악과 성악 독창, 혼성 합창이 장대하게 어우러진 한 편의 대서사시이다. 교향곡 제1거인의 장송행진곡으로 시작되는 제2번은 마지막 부활의 합창까지 90분간 달리며 거대한 드라마를 만든다.

 

이 작품은 말러가 교향곡으로서는 처음 성공을 거둔 것이자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영적이며 드라마적으로 뛰어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1악장은 말러가 교향시로 내놓았다가 교향곡 제2번으로 다시 가져온 <</span>장례식>이다. 말러는 교향곡 제1번에서의 거인, 즉 영웅의 장례식을 기점으로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그토록 거대하던 존재였던 영웅 또한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 자칫 허무주의로 빠질 수 있는 지점에서 말러는 죽은 영웅의 과거 아름다웠던 기억을 회상한다. 2악장은 1악장의 장송행진곡과 대비되어 더욱 찬란하고 즐겁다.

 

이어지는 3악장에서는 현실의 부조리를 그리듯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인생에 대한 회의와 혼란이 냉소적인 선율을 통해 암시되지만, 4악장에서 성악가의 독창 나는 신에게서 왔으니 신에게로 돌아가리라가 등장하며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에도 가사를 통해 한편에 희망이 존재함을 피력한다.

 

5악장은 이때까지의 모든 순간을 되짚으며 흥겨움과 침통함이 뒤섞인 불협화음의 절정으로 다다른다. 말러가 절망의 울부짖음이라 표현한 대목이다. 트럼펫이 팡파르를 울리며 최후의 심판을 예고하듯 분노의 날성가를 모티브로 한 절규가 천지를 뒤엎는다. 그러다 한순간 침묵에 휩싸이고, 나이팅게일의 노래가 들려오며 천사들의 합창이 부활의 찬가를 부른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의 2중창, 그리고 합창과 오르간이 더해지며 환희에 찬 소리로 영생을 암시한다. 마지막은 장대하고 웅장한 관현악이 압도적인 대미를 장식한다.

 

협연에는 소프라노 서선영,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부천시립합창단, 수원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이 함께한다. 이름만 나열해도 걸출한 출연진들이다.

 

소프라노 서선영은 비냐스 국제 성악 콩쿠르, 마리아 칼라스 그랑프리 국제 콩쿠르,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등 명성 있는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석권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 최고의 소프라노로 선정된 아티스트이다. 런던 바비칸홀, 빈 콘체르트하우스, 뉴욕 카네기홀, 스위스 바젤 국립극장 등 세계 유수의 무대에 올라 오페라 주역과 솔리스트로 활약 중이다.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는 알카모 국제 성악 콩쿠르 1,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2위 등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하고 탁월한 연기력으로 오페라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 중이다. <</span>세비야의 이발사>, <</span>나비부인>, <</span>카르멘> 출연을 비롯하여 여성 가수가 남성 역할을 맡는 바지역(trouser role)’으로 <</span>피가로의 결혼> 케루비노 역, <</span>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오르페오 역, <</span>로미오와 줄리엣> 스페타노 역을 훌륭히 소화하며 주목받았다.

 

아울러 이번 공연은 부천시 승격 50주년과 맞물려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306회 정기연주회 부천시 승격 50주년 기념 <</span>말러, 부활>2023728() 오후 730분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말러 스페셜리스트 부천필의 귀환을 오감으로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배우 조진웅, 소년범 출신 의혹에 “사실관계 확인 중” 배우 조진웅이 고교 시절 소년범 출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정차된 차량 절도 및 성폭행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이력이 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기사 내용을 확인 중이며,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
  2. 해남군, ‘서울–제주 고속철도’ 논의 주도…보성~목포 철도 개통 이어 교통 허브 전략 전남 해남군이 보성∼목포 철도가 올해 9월 개통된 데 이어, 서울과 제주를 잇는 고속철도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해남군은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해남과 완도를 거쳐 제주까지 연결되는 ‘서울–제주 고속철도 구축 가능성 및 발전 전략’ 토론회를 오는 17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동주최로는 해남 출신 및 완도 출신 지역구 의.
  3. 경찰, 캄보디아·태국 기반 스캠 조직원 28명 검거…‘글로벌 공조’ 첫 성과 서울경찰청은 4일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2개 스캠 범죄조직의 총책 포함 조직원 28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우리 경찰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조 작전 Breaking Chains의 첫 가시적 성과다. 인터폴, UNODC 등 국제기구와 태국·캄보디아 등을 포함한 16개국이 참여하는 이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거점을 둔 초국가 범죄 조직을 겨냥한 ..
  4. 쿠팡,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박대준 대표 “피해자 보상 적극 검토” 쿠팡은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피해자 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상 대상·방식·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피해 규모와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즉답을 ...
  5. 포천시, 2025년 하반기 포천사랑상품권 부정유통 단속 실시 포천시는 오는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부정유통 단속’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지역화폐의 건전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    주요 점검 사항은 △실제 판매나 서비스 제공 없이 상품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처리한 경우 △실제...
  6. 이스라엘, 가자지구 재건 비용 부담 검토… 미국 요구에 원칙적 동의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에 따라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부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현지 시각 12일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년 가까이 이어진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파괴에 대해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특히 공습과 지상 장비로 인한 건물 ..
  7. 민주콩고 동부 무력충돌 격화… 민간인 400명 이상 사망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정부군과 투치족 반군 M23 간의 충돌이 심화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시간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남키부주 정부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주도 부카부와 우비라 인근 지역에서 413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청년층이 다수 포함돼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