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지분인수 검토중”…지역민 반발 거세질 듯
한국정책금융공사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매각공고를 31일 내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돌입한다.
공사는 KAI 주식 4070만주(41.75%)를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방침이라고 30일 밝혔다. 다만 공사가 보유한 KAI 지분 26.4% 가운데 약 15%는 방위산업의 공공성 유지 차원에서 당분간 팔지 않기로 했다. 현재 KAI 경영권은 정책금융공사와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두산그룹 등이 주주협의회를 구성해 갖고 있다.
인수의향서(LOI) 접수는 8월16일 오후 3시까지다. 공사는 오는 9월 초 예비입찰과 10월 본입찰을 거쳐 올해 안에 KAI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30일 종가(2만7200원)를 기준으로 할 경우 KAI의 매각가격은 1조1000억원선이고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할 경우 1조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KAI 매각이 공식화됨에 따라 사천시민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민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KAI민영화 저지를 위한 사천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와 KAI 노동조합 비상투쟁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KAI 정부지분 매각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항공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고 있는 사천시의 미래가 걸려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민영화를 반대한다”며 “12만 사천시민과 함께 KAI 민영화 저지를 위한 모든 방법과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살린 회사를 특정재벌과 외국회사에 거의 공짜로 넘겨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 경남본부도 지난 19일 한국항공우주산업 민영화 결사 반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배동한 한국노총 경남본부 의장은 결의문에서 “국민의 사회적 합의가 없이 재벌에게 퍼주는 식으로 추진하는 KAI의 민영화 정책에 반대한다”며 “항공산업은 국가의 전략적인 방위산업이기 때문에 민간의 경제논리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는 산업이다. 국익을 위해 KAI의 민영화 정책은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KAI매각 발표에 따라 인수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방산사업을 하는 대한항공이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해왔으며, 다른 대기업은 부정적인 뜻을 밝혀왔다.
대한항공은 30일 오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가 요구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지분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KAI에 대한 인수의지나 외부의 평가도 대한항공이 우세한 편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09년 3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KAI 인수에 당연히 관심이 있고 때가 되면 인수할 것”이라고 밝힌 후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해왔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 등 국내 재무적투자자(FI)나 항공기 기술이전 등이 가능한 해외 업체 등과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그룹이나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한화 등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은 일찌감치 인수포기를 선언하거나 대외 여건상 자금여력이 감소해 KAI 인수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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