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플 땐 약을 먹는다. 당연한 소리다. 그렇다면 마음이 아플 땐? 특별한 처방전이 없다. 견디거나 아니면 시간이 치유하도록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몸이 아플 때 먹는 약(藥)이 바로 즐거움을 의미하는 락(樂)에서 파생됐다는 사실이다. 실로 의미 있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아니, 이미 우리 조상들은 몸과 마음의 상호관계의 중요성을 이미 간파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마음이 복잡한데 아무리 좋은 약을 먹은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그래서 몸이 아프면 먼저 자기의 행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던 것이다. 이게 바로 명상(冥想)을 하는 이유이기도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명상(冥想)을 명상(明想)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명(冥)자는 '어둡다'는 뜻이다. 즉 마음이 어디서 헤매고 있는지 드려다 보는 게 명상의 의미인 것이다. 마음이 길을 잃을 때, 몸은 제 마음대로 행동하게 마련이다.
이런 의미는 영어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약(藥)을 영어로 medcine(메디신)이라고 하는 데 이 말은 바로 명상을 뜻하는 medtation(메디테이션)에서 파생했다는 사실이다. 그들 역시 몸과 맘을 따로 분리한 게 아니라 하나로 봤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 몸이 아프면 먼저 마음자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대 중국인들은 약(藥)이라는 한자보다 '대 마디 약(葯)' 이라는 뜻을 즐겨 사용하는데 이 역시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풀초 자를 떼면 '맺을 약(約)'이 되는데 혈이 맺혀 있거나, 또는 사람과의 관계가 잘못 엮여 있을 때는 병이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자고로 몸이 아플 땐 약(藥)이지만 마음이 아플 땐 락(樂) 즉 즐거움을 먹어야 정신과 몸이 동시에 건강하게 되는 법이다